사진전, 인문콘서트, 학술강연 등 다채롭게 마련

[일요서울ㅣ진주 이도균 기자]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인문대학(학장 석종환)은 2017년 인문주간을 맞아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1주일간 ‘인문학, 도래하는 미래를 사유하다’라는 주제로 가좌캠퍼스 일원에서 인문주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담론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인문학 생태계의 다양한 구성원들도 활발한 논의를 이어갈 태세를 보이고 있다. 그 흐름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급변하는 현실에 인문학이 나름의 응전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상대학교 인문대학은 인문주간을 통해 이미 도래한 미래를 사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올해 인문주간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문대학은 인문학 콘서트와 대중적인 강연, 전시를 병행해, 사회의 변화와 수요를 반영한 인문학의 역할과 과제를 사유하는 장으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인문주간 기간에 경상대학교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는 ‘부다페스트의 봄: 헝가리 민주화 운동 60년’ 사진전이 열린다.
 
헝가리 민주화 운동은 1956년 10월 23일부터 11월 10일까지 17일간 구(舊) 소련과 그 지도를 받는 독재정권의 비민주적 지배에 반발해 노동자, 지식인, 시민이 일으킨 헝가리의 민주화 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냉전시기 동구권에서 벌어진 민주화 운동 중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사건이었다. 그러나 소련의 무자비한 진압에 의해 실패로 돌아가고 헝가리는 소련의 몰락이 가시화되던 1989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공산 독재를 끝내고 민주화를 이루어낸다.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들은 지난 1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전시한 것을 옮겨온 것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우리나라 촛불혁명을 경험한 세대에 자유와 민주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일 오후 5시 인문대학 아카데미홀(101동 239호)에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김지영 박사가 ‘부다페스트의 봄 전시 기념 특별강연’을 할 예정이다.
 
인문주간 개막 콘서트는 오는 23일 오후 4시 인문대학 강당(102동 101호)에서 성승한 크리에이터의 공연으로 열린다.
 
성승한 크리에이터는 첼리스트일 뿐만 아니라 TV광고, 영화, 뮤직비디오의 프로듀서이자 감독이다. 대한민국 광고대상 은상 수상작인 삼성전자 ‘또 하나의 가족’을 기획했고, 2000년에는 ‘10대가 뽑은 올해 최고의 광고’에 그가 제작한 광고가 두 편이나 등재됐다.

성승한은 The City College of New York에서 영화제작 전공 석사, University of Cincinnati에서 첼로전공 석사를 했고 뉴욕 카네기홀에서 2회의 독주회, Civic Orchestra of Chicago 첼로수석, KBS 교향악단 객원 수석 등의 활동과 다수의 오케스트라 협연 등 활발한 활동을 했고 미국 시카고 잡지와 에서 선정한 ‘유망한 젊은 예술인’으로도 뽑힌 바 있다.
 
초청 학술강연은 조경국 ‘소소책방’ 책방지기의 ‘오토바이로 일본 일주: 책방에서 길을 찾다’(10월 24일 오후 2시 아카데미홀), 박근서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의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대학, 무엇을 할 것인가?’(10월 25일 오후 2시 〃), 구본권 <한겨레신문> 기자의 ‘인공지능시대 인문학의 역할’(10월 25일 오후 4시 〃)이 잇따라 마련된다.
 
 조경국 씨는 경상대 출신으로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유유), '필사의 기초'(유유) 등을 펴냈다. 기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동네 헌책방 책방지기로 일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폰, 페이스북, 필사 등 서로 연결하기 힘든 여러 분야의 책을 썼고, '윤미네 집' 등 사진책을 엮는 편집자로 일했다. 몇몇 신문과 잡지에 카메라와 영화와 책 이야기를 연재하기도 했다.
 
최근 펴낸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에는 헌책방 지기, 애서가, 독서가, 아버지, 아들이며 스스로가 바이크 라이더이기도 한 저자의 여행과 사색의 기록이 담겨 있다. 그가 생각하는 여행, 그가 사랑한 것들도 녹아 있다. 책을 사랑하고, 언젠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품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문’이라는 넓은 들판 또는 높은 산에 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언론광고학부 박근서 교수는 텔레비전 코미디의 사회문화적 의미에 대한 논문으로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스로 “농담, 거짓말, 은유와 같은 경계선상의 언어에 대한 관심 그리고 싸구려 대중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지적인 삶을 연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복잡계와 시스템 이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세상이 변하는 이치를 복잡계 이론이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믿으며, 이에 대한 이론적 해명을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박 교수가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과 대학’에 대한 담론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이다.
 
구본권 기자는 <한겨레신문> 기자이면서 동시에 한겨레신문사 부설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이다. 구본권 기자는 최근 ‘왜 4차 산업혁명은 한국에서 유난히 요란할까?’, ‘“걱정 말아요 AI·로봇” 공포 과장 대신 공존기술 익힐 때’, ‘상호작용 사라진 기술, 편리한가 위험한가’, ‘창의성 아닌 업적 칭송할 뿐…‘창의성의 역설’ 넘어야’라는 내용의 글을 쓰고 있다. 구본권 기자는 ‘빛과 그늘을 함께 지닌 디지털 변화를 성찰하면서 정보기술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가 모색해온 ‘인공지능 시대의 인문학’에 대하여 귀 기울인다면, ‘우리가 만난 어떤 도구보다 매력적이고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스마트폰'을 만지는 촉감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관계자는 “올해 마련한 인문주간 행사를 통하여 인문학과 문화의 자산들을 대중화하는 사례를 추체험하고, 다른 나라의 항쟁의 역사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비교해 보며, 인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공연에서 마음의 위안과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상대학교 인문대학의 인문주간 모든 행사는 경상대학교 교직원 학생뿐만 아니라 누구든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인문주간과 관련하여 자세한 내용은 경상대학교 인문대학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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