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지방선거 화두 ‘신주류 세대교체론’ 바람몰이
- 당·청, 계파별 경선 갈등 노출 시 지지율 하락… 후폭풍도
당·청, 계파별 경선 갈등 노출 시 지지율 하락… 후폭풍도“내년 지방선거는 청와대 발 신주류의 세대 교체 바람과 기존 기득권 세력과 한판 대결이 될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내년 지방선거 구도를 이렇게 예측했다. 여소야대 정국에 지방선거 패배는 집권 2년 차에 들어가는 문재인 정부로선 정국 주도권뿐만 아니라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신주류 세대교체론’으로 수도권에서부터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여권 핵심 인사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독주는 내년 선거판을 청와대가 어떻게 짜느냐에 따른 종속변수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재인 정부 특히 신주류(참여정부 출신, 문 측근그룹 제외) 입장에서는 차기 대선에 유력한 경쟁자를 집권 초기부터 전면에 부상시키는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현재처럼 지지율이 높고 야권의 분열이 지방선거까지 지속될 경우 누가 후보로 나가도 당선이 가능하다면 관리가 가능하고 ‘포스트 문재인’을 이을 수 있는 확실한 인물을 키우는 게 장기 집권 차원에서 낫다는 판단이다.
文 참모, “내년 지방선거 ‘포스트 문재인’ 대비
여권에 정통한 한 인사는 문재인 정부 핵심 참모로 분류되는 한 인사가 최근 한 술좌석에서 지인들에게 “내년 지방선거는 ‘포스트 문재인’을 준비하는 선거”라며 “굳이 박원순, 이재명 카드보다는 우리 사람을 키우는 게 낫다”는 발언과 함께 ‘박 시장보다 관리가 가능한 제 3의 인물을 물색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현재 여권 내 박 시장을 제외한 서울시장 출마 예상자로는 이인영, 우상호, 민병두, 박영선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의원의 경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설이 나오고 있다. 이인영, 민병두 의원은 박 시장에 비해 인지도와 경쟁력에서 떨어지는 반면 우상호 전 원내대표가 그나마 박 시장 대항마 내지 대체재로 신주류에서 밀고 있다는 소문이다.
만약 교통정리가 안돼 박 시장이 출마를 강행해 우 전 원내대표가 밀릴 경우 2안으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차출론도 신주류 측에서 흘리고 있다.
이를 위해 신주류에서는 서울시내 재선급 기초단체장 10여명을 통해 ‘후배에게 길을 터 주겠다’는 명목으로 집단적으로 불출마 선언을 하게 만들어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복안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마디로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압박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박 시장은 서울시장 3선 도전과 관련해 8월 초 “추석 전후로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추석이 지난 뒤 열린 10월17일 서울시국감에서 3선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경남지사 차출론’에 대한 질문을 받은 박 시장은 불쾌하다는 듯 “근거가 없고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박 시장 측에서는 ‘경남지사 차출론’이 야권 발이 아닌 여권 내 신주류가 ‘박 시장 흔들기’위해 흘린 게 아니냐는 시각이 강하다.
박 시장의 서울시장 3선 도전을 차일피일 미루는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도지사 출마를 굳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장은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본선 경쟁력은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당 조직에서 취약하다는 점에서 경선이 최대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3철’중의 한 명인 전해철 의원이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전 의원은 9월14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관련 “높은 확률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시장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실제 경선가면 큰 문제가 아니다”고 자신감을 표출한 바 있다. 이어 10월11일에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 관련 “아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전 의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경기도당 위원장으로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경기도 조직을 상당히 구축한 데다 친문재인 핵심 인사로 당 주류에서 지지할 경우 막강한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주류에서 굳이 이 시장보다는 차기 대권에서 거리가 멀고 문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전 의원이 낫다는 판단을 할 경우 누가 승리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당내 정설이다.
‘박원순·이재명vs신주류’
교통정리 가능성…역풍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한 인사는 “박원순 시장과 우상호· 임종석, 그리고 이재명 시장과 전해철 구도를 대립각으로만 볼 게 아니다”며 “지방선거 승리가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고 전국 정당화를 위한 기초가 마련된다면 대승적인 차원에서 교통정리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인사는 “집권 여당이 좋은 게 출마를 안 해도 총리나 장관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고 박 시장이나 이 시장 모두 큰 꿈이 있는 인사로 굳이 집권 초부터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쉽게 정리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박 시장이나 이 시장이 청와대의 뜻에 반해 출마를 강행 한다고 해도 이 인사는 “비주류가 주류를 상대해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야권의 한 인사는 “신주류의 세대교체 시나리오를 통한 친정체제 구축의 전제는 현재처럼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야당을 압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청와대가 입맛에 맞게 지방 선거를 막후에서 좌지우지한다면 오히려 당·청 간에 경선과정에 내분이 발생하면서 지지율이 급락해 오히려 역풍이 불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통상 역대 정권이 지지율 하락은 ‘권력에 취해 오만해지는 경우’와 ‘내분’으로 무너졌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홍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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