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선택한 기업

신한금융투자는 주식 투자전략(작성자 노동길 연구원)을 통해 사모펀드가 선택한 기업 등을 분석했다. 해당 리포트는 ▲ 투자 시점 이후 주가 상승 ▲ 주가 상승의 이유 ▲ 향후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11월 1주 BEST 리포트로 ‘신한금융투자 전략생각-사모펀드가 선택한 기업’을 선정, 소개한다.

주가 상승 이유는 피인수 기업 개선 기대감 
향후 PEF 규모 확대로 주식 시장 영향력 커져


PEF 피인수 기업은 PEF 투자 시점 이후 주가 상승을 보인다. 주가 상승 이유는 피인수 기업 재무구조 개선, 경영개선, 해외 진출 기대 때문이다. 향후 PEF 규모 확대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 커져  PEF 피인수, 피투자 기업에 주목된다.

1998년 외환위기 시절 PEF(사모펀드, Private Equity Fund)는 20년이 지난 지금은 달라졌다. 국내 PEF 성장 덕이다.

2004년 도입된 국내 PEF는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실물경제에 대한 모험자본의 공급이라는 순기능으로 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 경영권, 지분 인수에도 활발히 나서는 중이다.

PEF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기업 지분에 투자하거나 경영권을 인수해 매각하는 방식의 투자 기법이다.

PEF는 전략과 투자 대상에 따라 벤처캐피탈(VC), 바이아웃(Buyout)1), 메자닌(Mezzanine), 부실채권투자로 구분한다. 여기서 주로 다룰 주제는 바이아웃이다.

2016년 기준 PEF 수는 383사로 2009년 대비 3.5배 성장했다. 투자자의 PEF 출자 약정 대금은 62.2조 원으로 2009년 대비 241% 증가했다. PEF 규모가 커짐에 따라 상장기업의 경영권과 지분에도 투자하는 사례가 있었다.
PEF가 기업 경영권이나 지분을 인수하는 이유는 수익률 극대화다. 반대로 기존 오너가 PEF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재무구조 개선이다. 모회사 경영 악화로 피인수 기업 자산이 부실화되는 경우 PEF로 매각을 통해 모회사 혹은 피인수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정부가 2004년 국내에 PEF를 도입한 이유는 외환위기 시절 우량 기업 헐값 매각 사태가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 입장에서는 과거 산업은행이나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진행했던 기업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 부담을 PEF에 전가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PEF 관련 규제를 풀었던 이유다.

둘째, 경영 효율성 제고와 해외 진출이다. 기업은 전문가로 구성된 PEF에 경영권이나 지분을 매각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피인수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PEF에 경영권이나 지분을 매각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세계적인 PEF에 인수된 회사는 피인수 자체만으로 글로벌 기업의 주목을 받게 돼 해외 진출이 용이해진다. 최근 유니레버에 인수된 국내 화장품 기업 카버코리아는 2016년 미국계 PEF에 경영권을 매각한 관계로 수월하게 인수자를 찾을 수 있었다. PEF를 통한 해외 진출 사례는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피인수 기업 입장에서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효율화, 외형 확장, 해외 진출은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재무구조가 악화돼 있었던 기업은 PEF로의 피인수 자체가 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과거 사례에서 확인 가능하다.

PEF에 피인수 된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보면 PEF 투자 시점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PEF 투자 시점에 주가는 2년 전 주가 대비 평균 17% 상승했다. 재무구조 악화 기업의 경우 PEF 피인수 이벤트가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업황 악화를 겪는 기업은 2년 전부터 주가가 하락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은 피인수 자체를 주가 상승 재료로 볼 수 없지만 경영개선 기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PEF 인수 후 피인수 기업의 주가 평균은 4년 후 45.6%까지 상승했다. 당시 시황을 감안해도 PEF 인수 전후 주가 차이가 확연하다. 따라서 PEF에 인수되는 상장사는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

과거 성과 추이는 참고용으로 활용함이 바람직하다. 2009년 이후 매각이 발생한 상장기업이 대상이므로 표본이 제한적이다. 매각 관련 소송 중인 기업과 매각 이후 감자를 단행한 기업은 제외했다. 기업 성과는 인수 후 만 2년이 경과한 기업이 대상이다.

향후 PEF 규모 확대를 예상한다.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정부 규제 완화 추세다. 국내 PEF는 투자 대상과 투자자에 자격 요건을 뒀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선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PEF는 2004년 도입 후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운용 규제를 완화했던 2015년 사모펀드 제도 개편을 통해 성장했다. 기업 구조조정 시 유동성 공급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정부는 PEF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연기금 대체투자 규모 확대다. 국내 PEF 주요 투자자(LP)는 연기금, 공제회 등 공적 기관이다. 2016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대체투자 자산은 5.6조 원 내외다. 국민연금은 2005년 0.5%였던 대체투자 비중을 2016년 11.4%까지 확대했다. 잔고 기준은 전년 대비 9조 원 증가한 63.7조 원을 기록했다.

공적 기관이 대체투자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추세에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연기금 견인 규모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셋째 중소·벤처기업 지분투자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분투자 사례 증가는 PEF가 증가함에 따라 소형 PEF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3년 평균 1644억 원이던 PEF 평균 약정액은 2015년 862억 원으로 줄었다. 경영권 인수가 여의치 않은 환경이다. 3조 원 이상 대형 딜이 없는 경우 PEF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하기도 했다. 향후 중소·벤처기업 지분 투자 증가에 따라 전체 PEF 규모가 지속 확대될 예정이다.

규모 확대로 PEF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도 점차 커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PEF에 인수되거나 지분투자를 받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