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 9월 28일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맹독성 붉은 독개미가 부산항에서 발견됐다. 정부는 추석 연휴기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독개미 유입 차단 관련 긴급 관계부처회의를 개최해 대책을 마련하고 24시간 방역에 나선 결과 추가 발견은 없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법적 가이드라인이 없어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밖에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유발하는 참진드기가 최근 서울에서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잇따르는 ‘곤충 습격’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맹독성 독개미, 발견 초기 당시 20마리···땅 파보니 1000마리?
서울서 살인 진드기 7021마리 확인···야외 활동 시 유의해야


지난 9월 28일 부산항 감만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맹독성 붉은 독개미로 추정되는 개미가 발견됐다. 이에 다음날인 29일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는 조사 결과 붉은 독개미 의심종이 맹독성 붉은 독개미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8월 검역본부는 독개미가 국내에 유입될 우려가 크다며 전국 공항‧항만에서 식물 검역을 강화하고 독개미 유입 조사를 실시했다. 또 검역 장소 작업자와 방문자의 안전을 위해 독개미의 위험성을 알리는 포스터도 제작‧설치했다.

붉은 독개미(이하 독개미)는 붉은 불개미라고도 불리며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다. 독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이다. 미국에서는 한 해 평균 독개미에 물린 100여명이 숨져 ‘살인 개미’라고도 불린다. 적갈색의 몸길이 3~6mm 크기로 매우 공격적이며 사람을 물면 불에 덴 듯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심하면 호흡 곤란 반응에 의한 과민성 쇼크로 숨질 수도 있다.

독개미는 주로 코코넛껍질과 주정박 등 수입식물 검역 과정에서 검출된다. 한국에서는 지난 1996년 이후 수입식물 검역 과정에서 34차례 검출됐으며 부산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3차례가량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 독개미 초기 발견 당시 검역본부 검사원들은 시멘트 바닥 사이 풀이 난 흙에서 독개미 20여 마리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튿날 땅속을 파보니 1000마리가 넘는 개미가 사는 개미집이 확인 됐다. 검역본부는 중장비를 동원해 독개미가 발견된 곳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독개미 1000여 마리가 있는 개미집을 제거했다.

이후 검역본부는 독개미 확산과 피해방지를 위해 대책반을 편성하고 지난달 2일에는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부산시, 국립생태원 관계자들이 모여 ‘붉은 독개미 발견 관계기관 긴급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불개미 확산 가능성을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항만뿐만 아니라 내륙의 컨테이너 기지도 예찰 범위에 추가했다.

이후 검역본부는 경기 의왕과 경남 양산 내륙컨테이너 기지에 대한 전문가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개미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난달 8일 밝혔다. 또 10일까지 부산항 감만부두를 포함한 전국 34개 주요 항만 등을 조사한 결과 불개미가 추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불개미처럼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종이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정부가 대처할 수 있는 법적 가이드라인이 없어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뉴트리아‧황소개구리 등처럼 식용으로 수입했다가 문제가 생긴 뒤 대책을 마련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어 사전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입법조사처에 침입외래종 국내 유입 시 규제 방안에 대해 입법조사를 의뢰한 결과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행 환경부 소관 법령에서 IUCN 지정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의 국내 유입 시 대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문의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 가운데 10종(인도구관조, 노랑미친개미, 샴위드, 뉴트리아, 황소개구리 등)을 위해우려‧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이들 종이 국내에 유입됐을 때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최악의 침입 외래종에 대한 대비가 전무할 뿐 아니라 환경부 지정 생태계교란종, 위해우려종 침입에 대한 충분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환경부는 불개미 사건을 계기로 위해 외래종의 침입에 대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FTS’ 공포
사망자 늘고 있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유발해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일명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참진드기가 서울에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면역진단팀은 최근 발표한 ‘서울지역에서 채칩된 참진드기 분포 및 SFTS 바이러스 분석(2014~2016년)’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시민들이 많이 찾는 한강공원, 한강지류천, 공원, 둘레길, 산책길 등을 중심으로 4~10월에 걸쳐 참진드기를 채집했다. 그 결과 35개 지점 중 19곳에서 참진드기 7021개체가 확인됐다.

그동안 SFTS는 논밭이나 산길 등 시골 지역에서 주로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SFTS를 불러오는 참진드기가 서울 한복판에도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SFTS는 발병하면 약 30%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세는 진드기에 물린 후 보통 1~2주에 나타난다. 고열, 구토, 설사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 문제는 아직 SFTS가 항바이러스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지난 2013년 17명에서 2014년 16명, 2015년 21명, 2016년 19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벌써 30명이 넘게 SFTS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에 채집한 참진드기를 대상으로 SFTS 원인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해당 유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량 서식이 확인된 만큼 SFTS 바이러스 유전자를 가진 참진드기가 항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원은 “서울지역에서 SFTS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참진드기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감염성을 가진 진드기의 유입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SFTS 환자 발생이 있었던 서울 인근 경기지역에서의 참진드기 유입 가능성과 라임병, Q열, 홍반열등 진드기 매개 감염병 유전자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참진드기는 11월까지 활동이 왕성한 것으로 알려져 외출 시 유의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마치면 샤워나 목욕 등으로 피부에 있을 수 있는 진드기를 제거하고 2주 이내 고열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