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캡슐형 채택’ ‘성급한 출시’ 등…논란 증폭

유해성 논란에 KT&G “현재 임상 시험이 진행 중”
 
도의적인 책임감 지적에도 책임감 없는 모습 보여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KT&G가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던 궐련형 전자담배를 시장에 내놨지만 유해성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출시 된 경쟁사들 역시 계속되는 유해성 논란에 데이터를 앞세워 유해성 절감 측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있는데 KT&G측은 유해성 여부 검증시험에 대해 “임상 시험 진행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유해성 논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회피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건강을 담보로 성장한 기업이 유해성 논란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는 것. 정식 출시 전부터 유해성 논란의 중심인 ‘캡슐’ 사용, 위기의식으로 인한 급한 출시 의혹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살펴봤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외국계 회사인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에 이어 KT&G가 신제품을 출시하며 치열한 3파전 양상이 전망되고 있는 것. 국내 1위 담배업체인 KT&G가 지난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오는 20일 공식 출시를 앞둔 궐련형 전자담배 ‘릴’ 공식 출시를 앞두고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의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단연 ‘유해성’이다. 하지만 이날 KT&G 측은 명확한 언급을 피해 논란이 일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소개 및 질의응답을 맡은 임왕섭 KT&G 제품혁신실 상무는 유해성 여부 질의에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일반 담배에서 나오는 여러 유해 물질이 상당 부분 저감되는 사실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쟁사와는 다르게 유해성 여부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아 기자들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유해성 여부 검증 실험을 실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임 상무는 “현재 임상 시험이 진행 중에 있어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다”며 “향후 특정 기관에서 인증이나 검증 등의 규정이 정해지면 이를 바로 시행하고 공개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출시한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가 자체 연구센터에서 실험한 자료를 공개하며 유해성이 일반 담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기존 업체들은 검사의 신뢰도는 높지 않지만 시간과 비용을 들여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실험 테이터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에 답하려는 노력을 보였지만, KT&G 측은 그런 검증 없이 제품을 출시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비판의 목소리
 
국내 1위 업체인 KT&G가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 비판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충분한 검증 없이 제품을 출시한 점 둘째, 데이터 없이 유해성이 단순 저감됐다고 밝히며,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따라가기 위한 급한 출시가 아니냐는 점 셋째, 일명 ‘찌는 담배’ 특유의 향을 지우기 위한 ‘캡슐형’을 채택했지만 이마저도 유해성 논란의 중심이라는 점 등이다.

이에 KT&G는 유일한 국내 담배 제조업체로서 소비자들의 건강을 담보로 성장한 기업이 유해성 논란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감 없는 모습과 명확하지 않은 유해성 여부 대응으로 소비자들의 맘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가열해 찌는 형식으로 연기가 아닌 증기가 나와 담배 냄새와 연기 등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며, 기존 담배와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찌는 형식으로 인해 특유의 향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거부감을 일으켜 기존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있다. 이에 KT&G는 이 점을 해소하고자 ‘캡슐형’을 채택해 담배 맛을 순화시켰다. 다만 KT&G 측은 더 새로운 맛을 위한 선택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월 담배 맛을 순화시킨 캡슐담배는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들이기 때문에 담배 속 유해물질을 더 많이 흡수하도록 해 중독성 및 암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 9월에는 여성·청소년 등을 흡연자로 유인한다는 연구결과도 내놨다. 이 때문에 국회에도 가향물질 캡슐을 사용한 제조, 수입판매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우리나라는 아직 아무런 규제가 없어 국내에서 제조되는 상당수의 국내외 브랜드 담배에는 캡슐이 들어 있다. 이 같은 논란이 존재하지만 KT&G는 ‘릴’에 유해성 캡슐을 사용하고 유해성 저감 담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향후 법제화가 이뤄지면 기업 시민으로서 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했다. 또 급한 출시가 아니냐는 질의에 KT&G는 “이미 수년 전부터 변화하는 담배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2010년부터 전자담배 등 다양한 제품의 연구개발에 힘써 왔다”고 답하며 해당 지적을 정면 반박했다.
 
KT&G ‘릴’은?
 
KT&G의 ‘릴’은 별도의 충전 없이 20개비 이상 흡연할 수 있다. 출시 색상은 크리미 화이트 사파이어 블루 두 종이다. 구성품은 디바이스, 충전케이블, 충전어댑터, 클리닝브러시, 클리닝스틱 등이며 액세서리는 전용케이스와 거치대가 있다. 해당 액세서리는 홈페이지에서 등록을 마친 소비자에 한해 1만대 한정으로 제공된다. 가격은 9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KT&G 홈페이지에서 할인쿠폰을 발급받아 지정된 판매점에서 할인 쿠폰을 제시하면 6만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릴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핏’은 릴에 세계 최초 가열식 캡슐 캡슐이 탑재됐다. 맛은 두 가지로 출시 예정이다. 일반 담배로 피우다가 바뀌는 체인지 식과, 색다른 맛으로 바뀌는 체인지 업 출시 예정이다. 한 갑당 4300원으로 책정됐으며, 시범 예약판매 시작일은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지역 9개 점포에서 이뤄지며, 정식판매는 오는 20일부터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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