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은 폭력이 아닌 스포츠다”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왼쪽), 최현미 선수(오른쪽)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 18일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복싱 슈퍼페더급 챔피언인 최현미 선수가 제시카 곤잘레스 선수를 상대로 5차 방어전을 펼쳤다. 승리는 최 선수가 차지했다. 그동안 스폰서(후원사)가 없어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최 선수는 하마터면 챔피언벨트까지 내려놓을 뻔했다. 최 선수는 인천순복음교회 원로 목사인 최성규 목사의 후원으로 5차 타이틀 방어전을 치를 수 있었다. 최 목사가 최 선수를 후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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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최현미 선수의 WBA 여자 복싱 슈퍼페더급 세계타이틀 5차 방어전은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공이 컸다. 최 선수는 그동안 스폰서가 없어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는데 최 목사가 후원에 나선 것이다.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총장, 성산청소년효재단의 이사장 등의 중직을 맡고 있는 최 목사는 최현미 선수를 지난 8월 탈북민 행사에서 처음 봤다고 한다. 이렇듯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해 이번 시합까지 지원하게 됐다.

최 목사는 최 선수에 대해 “북한에 있었다면 북경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리스트로 스포츠 영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기회를 포기하고 자유와 평화를 찾아 아버지를 따라온 효녀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 위치에 있으면 아버지를 따라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최 선수에게 탈북효녀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한국에 있는 청소년들도 이런 최 선수의 효(孝)를 본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최 선수를 지원하게 된 이유로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최 선수의 불굴의 의지를 심어주고 싶었다. 또 북한에 있는 청소년과 한국에 있는 청소년을 다르게 보지 말자”면서 “탈북을 했을 때 한국에서 인정과 대우를 받아야 북한에 있는 청소년들도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보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복싱을 헝그리 스포츠로 보면 안 되며 정부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70년대 복싱이 한국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정신을 키웠다. 또 이러한 복싱은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줬다”면서 “그러나 경제가 살아나니 복싱을 천하게 보게 됐다. 복싱을 헝그리 스포츠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비록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으나 복싱스타들은 한국 스포츠 중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회 후원자가 부족하다. 후원자가 늘어났으면 한다. 정부의 관심도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스포츠는 인기에 편향된 양상을 보인다”면서 “또 가까운 사람들은 ‘때리는 곳에 왜 가느냐. 그런 것을 어린아이들에게 왜 보여주느냐’라고 말한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복싱은 폭력이 아닌 스포츠’라고 설명한다. 복싱은 불굴의 투지와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스포츠”라고 말했다.

한편 최성규 목사는 지난 1994년 사회에 봉사하는 청소년을 육성하고자 성산청소년효재단을 설립했다. 성산청소년효재단은 장학사업 운영, 봉사단 활동지원, 청소년기관 수탁 원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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