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자신에 집에 40대가 침입해 흉기 난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정씨는 전날 마필관리사 A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범죄 피해자와 신고자는 보복범죄 등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가 우려될 경우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해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경찰은 경찰관 3명을 투입해 정씨가 외출할 때 대동하고 집 앞에서 대기하는 한편 신변보호 대상자에게 지급하는 스마트워치로 위치를 확인한다. 정씨 주거지를 주기적으로 순찰하며 순찰도 강화한다.
 
경찰은 이날 정씨 집에 침입해 흉기를 휘두른 이모(44)씨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경 정씨의 주거지에 침입했다. 이 사건으로 함께 있던 A씨가 흉기에 옆구리를 찔리는 부상을 당했다. 정씨는 다친 곳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 3시 18분경 이씨를 검거했다. 피습을 당한 A씨는 서울 행당동 한양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씨는 택배기사로 위장하고 흉기로 경비원을 위협해 앞세운 뒤 정씨가 살고 있는 층까지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이씨는 가짜 권총을 겨누며 건물 출입카드를 빼앗으려 했다가 경비원이 눈치채자 흉기를 꺼내들고 위협했다. 이씨는 경비원에게 벨을 누르도록 했고 벨이 울리자 정씨의 아들을 돌보는 보모가 문을 열어줬다.
 
이씨는 경비원을 케이블 끈으로 묶어 눕히고 보모도 제압한 후 복층으로 올라가 "정유라 나오라"며 소리를 치자 A씨가 이씨를 저지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흉기에 찔렸다.
 
사건 당시 정씨의 아들과 보모는 1층에 있었고 2층에서 정씨와 A씨, 이씨가 대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 직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씨와 A씨가 뒤엉켜 싸우고 있는 것을 경찰관이 분리시켜 제압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밤 사이 서울 강남구 정씨의 주거지가 있는 빌딩에서 사건 당시 근무를 했던 경비원과 정씨의 보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이씨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을 뿐 특이한 진술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의 범행동기를 파악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전관계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가 "카드빚 2400만 원 때문에 강도를 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씨는 무직으로 전과는 없었으며 서울 신림동에서 노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일주일 전부터 정씨 집 주변을 사전답사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카드빚을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만큼 계좌 압수수색 실시와 사채 이용내역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씨가 정당 등 특정 단체에 소속돼 있거나 청부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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