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시즌 MLB무대 한국인 선수 최대 4명으로 위축…벽 넘지 못하고 짐싸
- 한국 FA시장의 몸값 급등도 복귀 부채질…해외유턴파 파격대우 논란 키우나

박병호 선수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빅리거를 꿈꾸며 미국 무대에 진출했던 한국인 선수들이 하나둘씩 짐을 싸면서 2018시즌에는 한국인 선수들을 만나보기 힘들어졌다. 특히 강정호를 위시해 KBO리그 출신의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한 채 국내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또 상당수의 기대했던 선수들이 실패로 마무리되면서 빅리그 구단들도 한국선수들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등 입지가 줄어 한국야구의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홈런왕’ 박병호가 전격 국내 복귀를 결정하면서 미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한국선수들의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달 27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박병호 간의 잔여계약 해지가 최종 합의되자 박병호를 연봉 15억 원에 다시 데려왔다.

앞서 박병호는 2015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1285만 달러의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 총액 1200만 달러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해 빅리그에 진출했다.

그는 2016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었지만 지난해 중반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렵게 되자 고심 끝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이에 박병호는 KBO리그에 복귀하는 조건으로 소속팀에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미네소타 역시 고심 끝에 수락하며 양측의 합의는 마무리됐다. 넥센 역시 전력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서 추가 보상금 없이 박병호를 데려올 수 있었다.

이로써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꿈은 결국 2년 만에 수포로 돌아간 셈이 됐다.

당초 그는 KBO에서 4년 연속 홈런왕,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하는 등 빅리그 진출을 놓고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더욱이 박병호보다 먼저 미국 진출에 성공한 강정호가 초반 어려움을 딛고 팀의 중심 타선에 자리 잡으면서 박병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인 2016년 시즌 4월에만 홈런 6개를 터뜨리며 특유의 장타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상대팀들의 분석이 완료된 5월부터 박병호의 활약은 기대할 수 없었다. 결국 1할대 타율로 부진이 계속되자 소속팀은 7월 마이너리그 트리플A 로체스터로 강등시켰다.
김현수 선수
전력 외로 분류…
무모한 도전 중단


박병호의 수난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해 8월에는 손등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마감했고 시즌 중반 박병호 영입을 주도했던 테리 라이언 단장마저 해고되면서 팀내 입지도 불안해졌다.

2년 차에 접어들어 반등을 노렸지만 그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19경기 타율 0.353 18안타 6홈런 13타점 OPS 1.159로 분투했지만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이는 새로운 미네소타 수뇌부가 시범 경기와 상관없이 박병호를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2017시즌 역시 순탄치 않았다. 부상이 겹치면서 시즌 성적은 111경기 타율 0.253 106안타 14홈런 60타점 OPS 0.723에 그쳤다.

더욱이 그는 불넷 28개를 얻는 동안 삼진을 무려 130개 당해 선구안에 심각한 문제점까지 드러내며 설 자리를 잃었다. 반면 팀은 박병호 없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보냈다.

결국 박병호는 주변 환경과 운이 따르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결국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이에 그는 자존심 때문에 무모하고 기약 없는 도전을 택하기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박병호가 전격 복귀를 선언하면서 KBO리그 역시 요동치고 있다. KBO리그 구단들은 스토브리그에 돌입한 가운데 공식 FA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은 해외파 선수들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상당한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황재균 선수
잇달은 복귀에
KBO도 흔들


우선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진출했던 황재균이 88억 원에 계약을 맺고 kt 위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황재균은 야심차게 빅리그에 도전했지만 주로 마이너리그에 잔류하며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1년이 채 되지 않아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또 이에 앞서 거포 이대호가 2016 시즌을 마무리하고 국내 복귀해 역대 최고액인 150억 원의 계약을 체결하고 친정팀 롯데로 돌아갔다.

그는 KBO리그뿐만 아니라 일본리그에서도 MVP를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빅리그에서는 대타 요원이나 플래툰 시스템 적용을 받아야 했다. 결국 이대호도 1년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긴 채 다시 국내행을 선택해야 했다.

이 때문에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오승환이나 김현수도 국내 복귀설이 구체화되고 있다.

아직 두 사람은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빅리그 구단들이 별다른 관심이 보이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국내행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승환은 FA자격으로 빅리그 구단과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수도 빅리그 재도전을 희망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일본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친정팀 두산 베어스가 민병헌을 롯데에 내준 만큼 김현수의 두산 복귀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더욱이 음주 파문으로 2017시즌을 통째로 날린 강정호 역시 미국 진출이 다시 불분명하게 돼 한국 선수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인 강정호는 미국 취업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엎친데 덥친 격으로 도미니카 겨울리그를 통해 실력 점검에 돌입했지만 아길라스 시바에냐스에서 타율 0.143의 부진에 시달리며 결국 방출됐다.

강정호는 시즌을 통째로 날리며 경기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미국 취업 비자를 받아도 빅 리그 복귀에 성공할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대호 선수
새 얼굴 부재…
기근현상 부채질


이런 상황에서 KBO에서 미국으로 진출하는 새 얼굴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면서 2018년 시즌은 한국 선수 기근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앞서 양현종, 손아섭, 정의윤 등 3명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들의 미국 진출을 희박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우선 양현종은 2년전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행을 추진했지만 현재 기아와의 재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손아섭도 지난달 26일 롯데와 4년간 98억 원의 조건에 잔류를 선택했다. 정의윤도 마찬 가지로 한국 구단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박효준(뉴욕 양키스), 권광민(시카고 컵스) 등 고교 졸업 후 미국 마이너리그로 건너온 선수들은 아직 빅리그 콜업 후보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018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한국인 선수는 추신수, 류현진, 최지만, 오승환 정도로 압축된다. 그러나 최지만, 오승환 역시 FA신분이어서 다시 마운드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선수 기근 현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여 한국야구의 경쟁력 부재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국내 리그에서 투수, 타자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당장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 만한 ‘특급스타’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좋은 조건으로 진출할 수 있는 최정상급 선수들은 이미 미국에 있거나 미국에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KBO리그에서 이미 투수 자원은 찾기 힘들어졌고 야수 중에서는 나성범(NC), 김재환(두산) 정도가 주 관찰 대상이지만 자격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KBO리그의 치솟는 FA 몸값 상승도 한국 잔류에 한몫하고 있다. 서류상으로는 이대호가 150억 원이라는 최고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단과 선수간의 이면 계약 체결 의혹이 공공연히 드러나면서 실제 FA선수들은 굳이 빅리그에 진출할 필요성이 반감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실력도 매력도 반감했다는 것으로 귀결되면서 당분간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선수들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한국야구의 경쟁력 또한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승환 선수
몸값 급등…
해외파도 돌려세워


한편 국내로 복귀한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파격 대우가 이어지면서 볼멘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윤석민은 기아로 복귀하며 90억 원을 받았고 이대호는 150억 원, 황재균은 88억 원을 챙겼다. 박병호도 FA자격은 아니지만 연봉 15억 원을 받게 되면서 파격 대우에 가깝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들이 파격 대우를 받게 됐지만 미국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당초 선수들은 꿈을 위해 최고의 미국 무대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막상 마이너리그에 머물러 있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선수들이 마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미국무대를 밟는다는 의혹을 제기할 정도다.

여기에 당장 부족한 선수 자원을 충당하기 위해 KBO리그 구단들이 앞다퉈 몸값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진다.

미국에 다녀왔다는 것만으로 실력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에서 몸값 거품만 부추기고 있어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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