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출산을 코 앞에 둔 임신 38주의 임신부로부터 문의 전화가 왔다. “양치질 할 때마다 피가 나고 아픈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하는 질문에 “의원에 내원하면 직접 살피고 설명을 하겠다”는 답변을 남긴 적이 있다. 다행히 심각한 구강염이나 잇몸질환 소견을 보이는 환자는 아니였다. 추후 세밀한 검진을 통해 간단한 잇몸질환 예방과 예방법에 대해 설명해 준 기억이 있다.

임산부일 경우 특별한 징후가 보이지 않으면 치과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출산전 까지 3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임신부의 치과 진료와 구강건강 관리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임신·수유 중 치과 치료

임신이나 수유 중에는 치아를 사용할 때 불편함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취, 방사선 촬영, 약물 투약 등과 같은 처방에 걱정이 앞서 치과 치료를 주저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임신 중 치과치료를 받는 것은 기형 발생과 무관하며, 모든 치료는 초기에 제대로 받는 것이 태아건강을 지키는 것에 도움을 준다. 임신 중 불가피한 치아 발치 등을 포함한 외과적 처치 치료, 치아 보존 치료 또는 급성 치주질환 치료 시 사용하는 적은 양의 국소마취제나 의료법 규정과 식약처 규정에 따른 적절한 선택·약물 사용은 태아와 산모의 건강에 별 해로움이 없으며, 유산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출산 후 일주일이 경과하면, 잇몸질환에 대한 발치나 치과치료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방사선 검사

최근에는 거의 모든 치과의 방사선 기구가 디지털화되어 있어, 혈액 변화를 일으키는 방사선 촬영량과 완전 무관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사선은 체내에 축적될 수 있으므로 임신부나 태아의 안전을 위해 방사선 방어용 앞치마를 착용해서 태아에게 미치는 피폭선량을 거의 제로 수준으로 만들어 진료를 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취

통증 완화를 위한 마취제 중 혈관수축제가 보통의 농도로 함유된 경우라면, 약 10 앰플까지도 큰 우려없이 사용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치과에서 사용하는 치과용 마취제 사용량은 2앰플 이내이므로 임신부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의 없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편 진료 중의 통증완화를 위해 분비되는 부신피질의 아드레날린 분비 촉진이 인체의 혈압 상승과 자궁의 수축이완 작용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국소 마취제 사용이 산모의 신체에 더 안전할 수 있다.

다만, 전신마취제 사용은 마취 시 응급성 위험 요인들을 극복할 수 있는 병원급에서 받는 것이 좋다.

약물

치과 치료 시 주로 사용하는 리도카인류 국소마취제는 임산부에게 신중 투여 품목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2앰플 이하 사용량은 유아에게 별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고 밝혀져 있다. 혹시라도 불안한 마음이 있다면, 치과치료 전 미리 준비해둔 모유를 냉장고에 보관하여 리도카인류 국소마취제 대사 시간인 5시간 동안 대체시켜 아이에게 먹이면 된다. 항생제와 소염진통제, 해열제, 소화효소제, 제산제 등에는 수유부에게 사용이 가능한 약물이 있으므로 내과의사의 처방을 받으면 된다.

구강건강 관리

여성의 구강건강 관리에서 임신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여성호르몬 중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농도는 임신 기간 중에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이처럼 증가한 호르몬의 영향으로 임신 중 신체의 말초 혈관 확장과 결합조직의 콜라겐 성분이 가늘게 형성된다. 이로 인해 국소적 세균 침투가 쉽게 이루어져 평소에 비해 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임신 중 생긴 염증 반응은 잇몸 주위 조직을 쉽게 파괴하고 섬유모세포를 자극해 잇몸 주위 조직이 과도하게 성장하는 증식성 잇몸질환을 일으킨다.
한편 임신부와 태아에 필요한 영양분의 요구 증가와 증가된 체중에 의한 피로감에 따라 평소보다 수면시간이 길어진다. 수면 중에는 타액 분비량이 감소되어 구강 내 세균 증식이 빨라 잇몸조직이나 치아 경조직의 구강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 임신 중 잇몸질환에 의한 염증 물질은 태반으로 이행되어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임신 중 구강관리는 아주 중요하다.

임신 중 구강건강을 유지하려면 임신 전 대비가 필요하다. 임신 전에 치과를 방문해 미리 예방적 진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올바른 칫솔질 방법을 익혀 식후와 간식 후에 반드시 이를 닦아야 한다. 매복된 사랑니는 임신 전 발치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남녀 구별없이 매복된 사랑니는 25세 이전에 발치하는 것이 아주 유리하므로, 반드시 필요하다.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 태어난 축복받을 2세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 임신 중에는 치아나 잇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3개월에 한 번씩 치과에서 검진받는 것을 권장한다.

정리=김정아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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