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기 대비 낮은 실적… 연구개발 비용에 ‘주목’

<뉴시스>
하나금융투자는 산업분석(작성자 선민정 연구원)을 통해 ‘상위제약사들의 4분기 프리뷰와 파이프라인<<pipeline products 특허 후 제품화 과정이 오래 걸린 제품>’ 리포트를 내놨다. 해당 리포트는 ▲2017년 4분기 상위제약사들의 실적은? ▲2017년 상위제약사들의 주가 모멘텀은 실적 ▲2018년 상위제약사들의 주가 모멘텀은 R&D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일요서울은 1월 4주 BEST 리포트로 하나금융투자의 ‘상위제약사들의 4분기 프리뷰와 파이프라인’을 선정, 소개한다.

종근당 실적 예상치 커… 녹십자·한미·유한 실적 저조
상위 제약사 모두 임상 진행 파이프라인 수 증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서 커버하고 있는 상위제약사 유한양행, 종근당, 녹십자, 한미약 품의 4분기 실적은 다른 분기 대비 저조하다고 할 수 있다. 종근당이 유일하게 컨센서스 에 부합하는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보이며, 녹십자는 컨센서스를 30% 하회하는 저조한 실적 이 예상된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도 다른 분기와 비교해 보면 다소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일반적으로 제약사들이 4분기에 비용을 털어 내거나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인해 다른 분기 대비 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2016년 한미약품의 두 건의 기술반환으로 인해 2017년 1분기까지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의 센티멘탈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다만 2월부터 종근당과 유한양행의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 했는데, 이는 두 회사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었다. 실제로 종근당과 유한양행은 1분기 전년대비 각각 103%, 78.4%를 달성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였다. 그리고 이들의 주가는 작년 내내 실적에 따라 움직였다. 2, 3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구현한 유한양행의 경우 이에 맞추어 주가는 급락하였고, 종근당의 경우 2, 3 분기 인라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작년 내내 큰 변동 없이 움직였다.

녹십자는 2017년도 초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2016년 대비 10% 감액된 700억 원으로 제시했으나, 실제 1, 2, 3분기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작년 내내 우상 향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미약품은 다른 제약사와는 달리 실적보다는 R&D 모멘텀으로 주 가가 움직이는 회사로 오는 4월 말 사노피사의 실적발표로 사노피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에페글레 나타이드의 임상 진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주가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미약품의 실적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마일스톤 기술료가 유입되면서 1, 2, 3분기 내내 어닝 서프라이즈한 실적을 달성하였다. (한미약품의 경우 추정할 수 있는 기술료는 2016년 로슈에 기술이전 된 HM95573의 계약금이 분할인식된 분기별 91억 원이지만, 1·2분기에는 아테넥스사로부터 각각 82억 원, 71억 원, 3분기에는 로슈사로부터 58억 원이 추가 반영됐다)

2017년도 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가 예상되지만, 2017년도 연간으로 보면 이들의 성적표는 크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성적표가 가능했던 이유는 상당 부분 2016년 대비 감소한 R&D 비용 때문이다. 유한양행의 경우 원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6% 중반대로 큰 변화는 없지만, 종근당의 경우 2017년도 연구개발비가 950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6년 대비 절대금액으로 7% 감액됐고, 이러한 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 감소가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녹십자도 2017년도 초 1300억 원 가까이 R&D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실제로는 2016년 1170억 원과 비슷한 1180억 원으로 추정되면서 상대적으로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6년도 9.8%에서 2017년은 9.1%로 감소하였다. 한미약품의 연구개발비도 2015년 1872억 원을 정점으로 감소추세에 있으며, 이는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에 따라 지출비용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7년 하반기부터 제약바이오 섹터의 센티멘탈이 회복되면서 신약개발 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아웃퍼폼했었다. 신라젠, 바이로메드, 티슈진과 같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회사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였으며, 한미약품의 주가도 하반기 철저하게 R&D 모멘텀에 따라 움직였다. 10월 중순 폐암학회에서 포지오티닙의 연구자 임상 2상 결과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는 급등하였으며, 11월 초에는 사노피 실적발표와 맞물려 에페글레나타 이드의 임상 3상 진행이 확실시 되면서 또 한 번 주가는 급등하였다.

2018년 상위제약사들은 모두 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의 성장률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종근당의 경우 2018년도 R&D 비용은 1100~1200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무려 16~26% 증가한 수치다. 자가면역치료제인 CKD-506와 헌팅턴 증후군 치료제인 CKD-504가 올해 상반기 각각 유럽에서의 임상 2상과 미국에서의 임상 1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R&D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직접 수행하는 임상이 없었으나, 지난해 말 LAPS-Tri agonist와 LAPS-Insulin이 임상 1상에 진입했으며, 항암제인 FLT3가 임상 1상, 단장증후군 치료제인 LAPS-GLP2 analog가 임상 2상,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인 LAPS-Glucagon이 임상 1상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15년도와 비슷한 규모의 대규모 R&D 비용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작년까지 R&D 파이프라인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2015년 오스코텍 으로부터 기술이전 한 3세대 비소세포폐암치료제인 YH25448이 올해 상반기 임상 1상을 종료, 암학회 포스터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이뮨온시 아로부터 도입한 면역관문억제제(PD-L1 타겟) YH24931과 제넥신으부터 도입한 당뇨,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인 YH25724도 1분기에 임상 1상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녹십자는 2016년 11월 미 FDA로부터 생산 관련된 자료 보완을 요청받았던 IVIG가 올해 상반기 허가 재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반기 최종 시판허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R&D 비용 증가는 필연적으로 이익의 감소로 귀결된다. 2018년도 상위제약사들의 이익성장률은 전년대비 모두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의 경우 추가적으로 유입되는 마일스톤 기술료가 없다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약 12% 감액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 로 제약사들이 타 기업들에 비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는 이유는 당장의 실적보다는 그 들이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의 미래 가치 때문이다.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진행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수록 그들의 가치는 증가하기 마련이고 이는 기업의 가치 증가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상위제약사에 대해 당장의 실적보다는 R&D에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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