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권 여당 정국 주도력 ‘도마’위에 올라
- 秋 ‘자신만의 새로움’ 대구시장 출마도 불사해야

 
더불어민주당은 9년여 만에 집권 여당의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당 지지율이 50%에 달하는 '호시절'이 7개월여간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역시 70~75%선을 유지하면서 당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다.
 
또 경쟁자인 야당의 상황은 어떤가. 보수 진영 내분과 새로운 리더십 부재로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 전열 정비도 벅차 보인다. 물론 선거 전망 역시 어둡다. 민주당 입장에서 이 모든 상황은 난생처음 겪는 환경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민주당의 정국 주도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먼저 청와대와의 팀플레이에 대한 부조화다. 청와대와 여당은 한 몸이다. 국정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민주당과 청와대는 한 몸이 아니다. 당은 미래권력을 육성하는 산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민심과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민주주의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 총 본산이란 점에서 차별적이다.
 
그래서 여당은 냉정한 판단력과 열정적 실행력이라는 상반된 두개의 요소를 늘 품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7개월여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이 두개의 요소를 움직여 정국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데 미숙하지 않았나 하는 부정적 시각이 있다.
 
특히 정치의 파트너인 야당과의 관계에서는 전투력과 협상력이 상황에 따라 뒤죽박죽이지는 않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9년 만에 돌아온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부족했다고 할까.
 
여당에게 거는 국민들의 1차적 기대는...
 
정치의 복잡함과 피곤함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1차적인 기대는 '넉넉한 품'이다. 지난 17일 민주당은 시도당 위원장이 순환하면서 맡았던 '권역별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차기 전당대회 전까지 새로운 대안을 찾기로 의결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급 리더들의 활동력이 부진했다는 판단에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사실 민주당 내 여러 활동이 집약적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것에는 당내 구조도 한몫하는 것 같다. 대국민 공보 기능을 이원화한 것이나 정책위와 전략 단위의 자율성이 중앙당 중심으로 강화되지 못하고 원내에 기능적으로 배치된 듯 보이는 게 그 예다.
 
여당이 '너무 조용하다'는 지적이 있어서인지 추미애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 심혈을 기울인 것 같다.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기자회견 첫머리에 밝힌 '개혁 원년' 선포다. 지대 개혁에 대한 내용 역시 파격적인 정책 아젠다이다.
 
추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은 그 전 주에 있었던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도 비교되면서 많이 보도되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 모든 상황을 일거에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기자회견을 자처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거론하며 본인에게 다가가는 검찰수사를 현 정부의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것은 전직 대통령의 품위를 저버린 언행이며 정국을 소용돌이에 빠뜨린 자책골이다.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말한 '정치보복' 프레임은 원칙적 수사와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서만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걱정스런 면도 있다.
 
민주당이 스스로의 위치를 잘 찾아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잘 주도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분노'라는 단어를 적시하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다양한 상황에 대해 청와대가 계속 직접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닥쳐 있는 일들도 만만치는 않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애로사항 청취, 가상화폐 열풍에 빠져든 2030세대들에 대한 위기 관리,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까지 참가하는 북한의 교류 의지를 화해와 평화의 태풍으로 바꿔 내는 일, 그리고 개헌 이슈 추진 등 신경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정부 집권 1기 당대표인 추대표의 어깨가 다시 한번 무거워진다. 여당의 모든 자원을 끌어 내 1, 2월 국면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필승의 자세로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더구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거침없는 발언과 빠르게 전개되는 통합신당, 통합개혁 인사들간의 다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챙겨봐야 한다. 첩첩산중이다.
 
그럼 이런 난제를 푸는 좋은 방안이 있을까? '정치적 상상력'을 최대로 가동해 보는 것이다. 가령 추대표가 대구시장으로 출사표를 던진다면 어떨까? DJ 영입 인사로 정치에 입문했던 '세탁소집 셋째 딸'로 돌아가 홍준표 대표를 링 위로 불러낸다면?
 
대표가 험지에서 선봉장으로 뛴다면 민주당은 새로운 활력과 긴장감에 휩싸일 것이 분명하다. 고공 행진 중인 당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내는 일에 과감히 뛰어드는 리더십을 선보였기 때문에 2기 민주당 대표 역시 그러한 도전적인 '가풍'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홍준표 대표 ‘링’위로 불러 낼 수 있다면..
 
또한 추 대표의 대구시장 도전은 여소야대와 통합신당 창당 과정에서 민주당이 탄력적으로 정국을 주도하지 못함으로써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야 되고 그럼으로써 당청이 모두 부담스런 상황에 빠지게 되는 현재의 어려운 국면을 헤쳐 나가는 묘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추 대표는 차기 리더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다. 하지만 모든 차기 주자들의 숙제인 '자신만의 새로움'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추 대표의 미래는 밝지 않다.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약간은 무기력해 보이는 민주당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일. 그것이 대구시장 도전이든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든 간에 추 대표가 가장 고심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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