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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경찰이 KT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황창규 회장에 대해 피의자로 입건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이 수사 초반부터 황 회장을 핵심 인물로 꼽은 만큼 소환조사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 전달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잡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수사팀은 황 회장의 구체적인 역할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KT 임원진이 이른바 상품권을 ‘카드깡’ 방식으로 현금화한 뒤, 이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 형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단서를 포착, 지난해 말 수사에 착수했다.

KT는 기업의 정치후원금 금지 규정을 피해 여러 명의 임원 명의로 후원금을 쪼개는 방법으로 불법 후원금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후원계좌로 송금된 불법 정치후원금 규모가 2014년부터 4년간 총 약 3억6000만원에 이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KT 정치후원금을 수수한 전·현직 국회의원이 당초 알려진 20여명 보다 크게 늘어난 40~50명 안팎에 달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찰은 KT에서 재무팀과 홍보·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치권 로비 배후에 황 회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 직접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황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한편, 정치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도 선별적으로 사법처리 대상과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황 회장은 수사 초반 피의자로 입건돼 소환조사가 필요하다. 다만 아직 수사가 중반 단계라 소환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불법 정치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들이 20여명보다 더 늘어나 확인할 내용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월 31일 KT의 경기도 분당 본사 및 서울 광화문지사, 일부 임원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 KT 커머스와 상품권 판매업체를 각각 압수수색했다.

KT 새노조는 지난달 2일 황 회장과 임원들이 회사 자금을 빼돌려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횡령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박아름 기자  pak5024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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