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권가림 기자] 경기 용인 일가족 살인 사건의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관(35)씨의 아내 A씨는 20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병찬) 심리로 열린 공판 기일에서 남편과의 공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는 “남편이 평소에도 ‘어머니를 죽이고 싶다’는 말을 자주해 범행 후 한 말들이 농담인 줄로만 알았다”고 주장했다.
 
또 A씨 측은 남편 김 씨가 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한 뒤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두 마리 잡았다. 한 마리 남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김 씨와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일방적으로 듣기만 했다”면서 “김 씨가 실제 범행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채 허언이라고 생각하고 믿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 측은 “김 씨가 차량에 시신을 싣고 온 저녁에서야 진짜 살인이 이뤄졌음을 직감했다”며 “태블릿PC로 시신 유기를 검색한 것도 김 씨 혼자서 한 것일 뿐 같이 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그밖에 김 씨의 유학 사기 범행에 대해서도 “김 씨가 독자적으로 범행해 알지 못했다”고 공모를 적극 부인했다.
 
남편 김 씨도 A씨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며 “지나가는 말로 A씨에게 살인을 얘기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는 수준은 아니었다”며 “아내는 범행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게 맞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A씨와 김 씨가 한목소리로 범행 공모를 부인함에 따라 향후 피고인 신문과 증인 신문 등을 통해 A 씨의 혐의를 판단할 계획이다.
 
앞서 김 씨는 지난해 10월 친모(당시 55세)와 이부(異父)동생(당시 14세), 계부(당시 57세)를 살해한 뒤 친모의 통장에서 1억9000여 만 원을 빼내고 금목걸이 등을 챙겨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기소됐다.
 
A씨는 시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한 김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딸들을 데리고 김 씨와 뉴질랜드로 출국했다가 김 씨가 과거 저지른 절도 범행으로 뉴질랜드 현지 경찰에 붙잡히자 자진 귀국했다.
 
김 씨는 뉴질랜드 사법당국에 붙잡힌 후 출국 80일 만에 국제 사법 공조로 강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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