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순수 예술뿐 아니라 가구, 조명, 제품, 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0팀의 아티스트가 각자 영역에서 종이 본래의 속성에 집중해 재료 자체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Paper, Present: 너를 위한 선물>은 자연의 경이나, 평범한 일상의 발견, 개인의 설렘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일곱 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공간에서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그 자체의 물성만을 활용하여 오브제부터 건축적 구조까지 자유자재로 형태를 만들어내는 페이퍼아트 분야의 가우디 ‘리차드 스위니’가 고요한 새벽에 반짝이는 별빛을 연상시키는 크고 작은 종잇조각을 선보인다.
두 번째 공간은 순백의 종이에 화려한 패턴의 수를 놓는 핸드 컷팅의 귀재 ‘타히티 퍼슨’의 작품이 섬세한 손길로 환하게 부서지는 햇살을 담고, 세 번째 공간에서는 빛과 색, 움직임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동서양의 감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오이’의 작품이 멈춰있는 시간을 깨우며 잔잔하게 흔들리는 바람을 느끼게 한다.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의 강렬한 쇼윈도 비주얼을 책임져 온 프랑스의 듀오 디자이너 ‘짐앤주’의 작품이 있는 다섯 번째 공간과 디올, 꼼데가르송, 꼴레뜨 등 유명 브랜드의 쇼윈도 및 쇼룸을 환상의 공간으로 채워온 디자인 스튜디오 ‘완다 바르셀로나’의 작품이 있는 여섯 번째 공간은, 종이로 만들어낼 수 있는 궁극의 화려함 속에 동화적 세계를 펼쳐낸다.
마지막으로 젊은 감각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디자인 그룹 ‘마음 스튜디오’가 만든 핑크빛 종이 갈대가 가득한 산책길은 관객들에게 공감각적인 체험을 제공하며, 어떤 이에게는 새로운 기억을,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경복궁과 인접한 통의동 주택가에 위치 하고 있는 대림미술관은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출발하여 현재에는 사진뿐만 아니라 디자인, 순수 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시를 소개하며, 그 경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대림미술관은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이라는 비전 아래,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물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대중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전시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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