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지방선거의 직접 이해당사자는 아니다. 광역단체장 해보겠다고 직접 출마하거나 측근을 시도의원으로 출마시키는 경우가 아니면 자기 선거처럼 열심히 뛰는 경우는 별로 없다.

당연히 의원을 모시는 보좌진들도 관전자인 경우가 많다. 지역구를 담당하는 보좌진이나 정무담당 보좌진만 신경을 쓸 뿐이다. 커다란 정치행사이기에 관심이 없을 수는 없으나 어쨌든 남의 일인 것이다.
 
관전자 입장에서 남의 일에 이런저런 훈수 두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고, 그 중에 경기도지사 선거가 가장 핫한 선거로 보인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여당 경선이 본선으로 보일 지경이다.
 
도지사 적합도에서 이재명 54%, 남경필 18%, 전해철 8%로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 노컷뉴스 의뢰로 23~24일 경기도민 대상 성, 연령, 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자세한 조사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중요한 건 이런 추세가 꽤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가 되는 데 유일한 변수는 여당의 당내 경선이라는 게 여의도의 공통된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경선은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 이후 완벽한 ‘문재인 당’으로 변모했다.
 
비문은 있을지언정 반문은 없다. 70% 가까운 대통령 지지도 앞에서 비문도 ‘신문’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이 더불어 민주당의 현재 모습이다. 의원들뿐 아니라 당원 구조도 극적으로 바뀌었다. 이런 조건은 대중적 인지도에서 뒤지는 전해철 후보가 역전을 노릴 유일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전해철 후보는 친문 권리당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여론조사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까? 기적같은 대역전극을 현실로 만들 시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재명에 못지않은 필승카드라는 확신을 권리당원들에게 주지 못한다면 경선은 해보나마나 한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4~5배 뒤진 후보를 ‘친문 후보’라고 본선에 내보낼 정도로 ‘친문 권리당원들’이 녹록한 사람들이 아니다. 당원들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지방선거 승리이기 때문이다.
 
전해철 후보는 캠페인의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브랜드’가 전해철을 압도하는 상황으로 캠페인이 흐르면 이재명을 이기기 어렵다. 캠프가 유권자들이 광역단체장에게 바라는 ‘크기와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의 전해철, 문재인의 전해철이 아닌 ‘다른 전해철’이 없으면 일반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어렵다. 권리당원조차 안전한 승리를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경쟁자들이 전파하고 있는 ‘이재명 불안요소’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재명을 둘러싼 각종 루머는 오래된 것이다. 이미 때가 탄 이재명에게는 큰 문제가 안 될 가능성이 높다. 그냥 자기 길을 가면 된다.

하지만 자신의 개인기로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이재명 후보는 이런 문제까지 나설 가능성이 높다. 못 고치면 잔매에 장사 없다는 진리가 작동할 것이다. 본선에서 무너지는 비극을 볼지도 모르겠다.
 
여당의 경선과 별개로 남경필 지사의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도정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특히 ‘연정’이라는 두고두고 써먹을 만한 ‘정책 브랜드’를 발굴하기도 했다. 아들 문제 등의 개인사만 아니라면 이 정도로 열세를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대한 ‘남는 선거’를 전략적 목표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낙선해도 보수 진영의 ‘차기’로 부활할 가능성은 열려 있기 때문이다. 내심 거기까지 노리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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