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지원·전문성·국제 상황 삼박자 맞아

광고업계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경영 능력에는 물음표
 
마지막기회 ‘합병’ 점유율 확대 위한 적극적 행보 보여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두산家 4세 경영인 박서원 전무(사진 오른쪽 세번째)가 경영 입지 굳히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매출 증진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두타몰-두타면세점의 합병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박 전무의 경영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도 해석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박 전무는 경영 능력 평가 시험대인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홍보·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면세점 사업에 걸림돌로 꼽혔던 ‘중국의 사드 보복’도 해빙기를 맞는 등 경영 입지 다지기를 위한 배경까지 갖춰지고 있다. 박 전무가 존재감과 영향력을 얼마만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온 두타면세점이 매출 증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이 지난달 16일 유통사업 시너지 증대 일환으로 100% 자회사인 두타몰 주식회사의 흡수합병을 공시한 것. 회사 측에 따르면 피합병법인 주식에 대한 합병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 합병 비율은 1대0이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합병 승인을 확정하고 오는 5월 말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두산은 이번 흡수합병 목적에 대해 자체 영위하는 면세사업과 두타몰의 쇼핑몰 운영 및 임대업 간 유통사업 시너지 및 경영 효율성 증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두타몰-두타면세점의 합병을 두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두타면세점’ 매출 증진을 위한 최후의 수단을 꺼내든 것이며 박서원 전무에게는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분석한다.

지난 2016년 오픈한 두타면세점은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두타면세점은 2016년 매출이 970억 원에 그쳤으며 영업적자는 477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는 약 3898억 원의 매출과 영업손실 139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다.
 
두타면세점의 미미한 매출은 주요 명품 브랜드 유치 실패·시내 면세점 증가·중국의 사드 보복·잦은 대표이사의 교체 등으로 ‘철수설’까지 이어졌다. 두타면세점의 매출 하락은 박 전무에게 치명타를 날렸다.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첫 시험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경영능력에 대한 물음표가 붙으며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SNS 홍보 마케팅 창구로
 
최근 박 전무는 경영 능력을 입증할 마지막 기회인 두타몰-두타면세점의 합병을 앞두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사세·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홍보와 경영 목표 구체화 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더불어 SNS를 통한 홍보·마케팅에 적극적인 인물로 꼽힌다. 박 전무는 SNS를 홍보마케팅 창구이자 대중과의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며 ‘폐쇄적’ 재벌 이미지를 탈피해 기업 홍보로 이어가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앞서 그는 두타몰에 노브랜드 입점 소식, 지난해 생중계 방송을 통해 보그 1월호 사진 등을 공개하면서 긍정적 효과를 톡톡하게 얻고 있다. 따라서 두타면세점 홍보에도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박 전무는 지난달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 매장 모습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11:00 PM(오후) 두타면세점, 쇼핑은 밤에 해야 제맛이죠!”라고 게시했다. 그가 찍은 사진 속 두타면세점은 주얼리·잡화와 화장품 매장, 고객센터 등을 보여준다. 또 박 전무는 지난 2월 1일에도 성업 중인 두타면세점 모습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홍보뿐 아니라 박 전무는 K뷰티와 패션·잡화 브랜드 유치, 두타몰과의 시너지 극대화에 나섰다. 현재 두타몰은 6층에 총 780㎡(230평) 면적을 대규모 식음료(F&B) 공간을 조성하고 이태원과 홍익대 앞, 강남 등의 맛집 브랜드들을 유치했다. 지난해 4월 6일엔 두타몰 1층에 패스트푸드 쉐이크쉑 매장이 개점하는 등 두타몰 내 식음 매장을 늘리고 있다.
 
박 전무에게 남은 숙제
 
박 전무의 적극적인 행보도 눈길을 끌지만 국제 사회의 흐름도 그의 경영 능력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사드 보복 철회를 거론하면서 면세·여행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두타면세점을 포함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의 단체관광 정상화 등에 대해 양 위원이 “중국은 문 대통령의 관심사항을 매우 중요시한다”며 “관련 사항은 빠른 시일 내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를 믿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기 때문.

이에 화장품, 여행, 면세점, 쇼핑, 카지노, 엔터테인먼트, 항공 등 중국 관련 기업들은 상황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단체 비자 발급 ▲전세기 운항 ▲여행 상품 판매 등이다. 중국 정부가 전세기 운항 및 단체 비자를 허용해야 중국 단체관광이 정상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중국 내 만연한 ‘반한’ 감정의 여파로 사드 보복이 풀려도 유커 규모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를 타파하는 것도 박 전무에게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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