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으면서 자영업자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자영업자는 561만8000명이다. 2월 552만6000명에 비해 9만여 명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 창업시장이 활기를 찾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유는 자영업자수가 지난해 3월 565만9000명과 비교하면 4만여 명 낮은 수치라는 점이다. 특히 최근 경기불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예비창업자의 신중한 아이템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쉬운 결정·변덕스런 업종 전환·지나친 자신감’을 버려라

문제는 예비창업자들이 창업을 하면서 잘못 생각하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창업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내용이다. 첫 번째는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으며, 창업을 하는 경우에도 거의 공짜로 하려는 경향이 많다는 거다. 예를 들어 많은 예비창업자들의 경우를 보면 돈은 있는데 뭐하면 좋겠느냐는 식으로 묻는 경우가 있다. 즉, 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창업을 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혹은 망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경우 문제점이 더욱 드러난다. 정작 본인은 준비을 제대로 하지 않고, 본사만 믿고 창업을 한다. 창업에 대한 지식도 갖추고 브랜드에 대한 장단점과 향후 본사의 지원 내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무작정 시작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맹점 계약을 하는 경우에도 본사가 알아서 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추후 본사와의 분쟁에서 막대한 피해를 보기도 한다. 반면 올바른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 지원을 위한 다양한 실천 내용들이 있다.

닭강정 대표 프랜차이즈 가마로강정은 올해 초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한 8대 운영안을 마련, 실천에 들어갔다. 상생 8대 운영안은 점주협의회와의 의견을 통해 확정됐다. 첫 번째로 핵심 공급상품 출고가를 동결했다. 최근 원부자재 인상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본사의 어려운 결정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위해 품질은 올리고 가격은 동결했다. 아울러 분기별 차별적이고, 경쟁력 있는 신메뉴 출시를 약속했다. 가마로강정 관계자는 “치킨시장의 경쟁심화와 원가율 상승 등에 따라 경쟁력과 차별성을 위한 신메뉴 개발 출시가 절실해졌다”라며 “메뉴의 리뉴얼뿐만 아니라 전문성과 대중성을 기반한 신메뉴를 앞으로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는 창업을 한 후에 원하는 만큼의 수익이 올라오지 않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른 아이템으로 업종전환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즉, 한 가지 분야에서 반드시 성공해야겠다는 의지 혹은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카페띠아모 제주대점을 운영하는 김정자 점주는 2007년 창업 후 같은 장소에서 10년 넘게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는 오랜 운영 비결에 대해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정감 어린 서비스와 변함없는 맛이라는 얘기다. 그는 매장을 오픈한 이후 “한 번 방문한 고객을 절대로 놓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영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방문하는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서비스를 맞췄다. 고객이 마음에 들어 할 때까지 메뉴를 무료로 다시 제공했고, 무엇을 파는 곳인지, 맛은 어떤지 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제주대점은 카페띠아모 가맹점 중에서도 매장 관리가 철저한 곳 중 하나로 손꼽힌다. 디저트카페 카페띠아모는 매일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이탈리아식 수제 아이스크림이 대표 상품이다. 김 점주도 그 점에 반해서 창업을 결심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젤라또는 효자 상품이다.

예비창업자들이 버려야 하는 생각 중 세 번째는 기대 수익이다. 예비창업자들은 창업을 하는 순간 단시간에 많이 수익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조급해 하거나 다른 사람(프랜차이즈 본사, 컨설팅회사 등)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본인의 투자금액을 고려하여 수익을 기대해야 하는데, 투자금액에 관계 없이 매월 많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 한다. 여기에 맞물리는 내용이 창업자로서의 자질이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들이 가맹점 개설을 위해 예비창업자와 상담할 경우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다.

이런 의미에서 분식발전소 한남대점 김학주 대표는 올바른 점주의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 김 대표는 편의점처럼 간편하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 차별화된 메뉴와 간편한 운영시스템에 매료돼 분식발전소를 선택했다. 그리고 한남대 상권에서 160㎡(약 50평) 크기의 매장으로 분식발전소를 오픈했다. 당시 가맹본사에서도 매장 크기로 인해 걱정 반 기대 반의 우려를 보였다. 하지만 김 대표의 탁월한 운영능력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인해 일 매출 100만 원을 넘는 매장이 됐다. 김 대표는 “젊기에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한남대점에서 그치지 않고 대전을 중심으로 점포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뜨는 창업 키워드 ‘수제맥주·떡볶이’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수제맥주와 떡볶이 열풍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다른 아이템과의 콜라보를 통해 수익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창업시장의 뜨거운 키워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치킨과의 콜라보다.

올해 새롭게 론칭된 국민맥주는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찾는 수제맥주와 국민 간식인 치킨을 더했다. 수제맥주도 스텔라아루투아, 바이닐스타우트, 구스아일랜드312 등 인기 수제맥주 라인을 갖췄다. 국민맥주 관계자는 “16년 외식 프랜차이즈 노하우를 반영해 간편 메뉴로 주방 효율을 극대화시켰다”라며 “기존 인테리어를 활용해 최소비용으로 업종전환도 가능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자영업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맥주는 10호점 한정으로 가맹비와 교육비를 면제하고 점포안정자금을 현금지원하며, 창업자금 전액대출 지원 등 5대 특전행사를 진행 중이다.

기존 치킨과 차별화를 선언하며, 경양식을 즐기던 레스토랑을 모티브로 서양음식과 콜라보 한 1979 서기치킨은 매운 누들떡볶이와 치킨의 절묘한 케미가 돋보이는 메뉴를 제공한다. 치킨플래터를 활용해 매운 누들떡볶이와 결합을 시켰고 치킨버거, 치킨랩, 치킨 브루스케타의 소스와 함꼐 매운, 아주매운, 갈릭, 겨자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서기치킨은 100% 국내산 신선육(닭고기/순살)을 사용하며, 모든 메뉴를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해 맛에 대한 기본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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