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선거 당일 막판 ‘보수 결집’ 시도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군사훈련 중단’ 발언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한편 ‘안보 위기’ 상황을 초래한 문재인 정부에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지방선거가 이날 시작된 가운데 한미동맹 균열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돌리면서 막판 보수 결집을 시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대위를 열고 “(전날 북미회담으로) 우리 안보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리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가장 걱정하는 북핵 폐기는 진전이 하나도 없고 한미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까지 논의되면서 대한민국 안보가 완전히 무장 해제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게 된 것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이 내부 정치적 요인으로 북한과 적당한 수준으로 타협하려고 해도 정부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견지했어야 한다. 우리 정부가 남북평화쇼에 정신이 팔리니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왔다”고 비난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한미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에 결단코 반대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왜곡된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공동대표는 “한미연합훈련이 ‘도발적’이라는 말은 김정은의 말인데 이 기막힌 말이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저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피로 맺은 한미동맹이 겨우 이런 것이었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말 실망했다.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인들의 진심을 알고 싶다”고 했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투표소에서 투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회담을 보면서 아주 걱정스러운 마음이 커졌다. 북한이 1990년대부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얘기해왔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한미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이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지금은 아니지만 감축 가능성을 시사,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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