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의 유동성 위기’등으로 인해 LG그룹의 재계 2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에퀴터블은 “재계 2위의 LG그룹은 구씨 직계 일가, 구씨 방계 일가, 허씨 일가 등 3개의 소그룹으로 분리되고 있고 창업주가 타계한 재계 8위의 한진그룹은 4개의 소그룹으로, 재계 20위의 동원그룹은 금융과 식품그룹으로 나누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급격한 재계 순위의 변동도 예상된다”고 최근 밝혔다. 이어 “구씨 직계 일가가 경영할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중심의 LG그룹은 급격한 규모 감소에도 불구하고 2위 자리를 경합하던 SK그룹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함에 따라 2위 자리를 당분간 고수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구씨 방계 일가의 LG전선그룹은 21위에 랭크되고 허씨 일가가 향후 맡게 될 건설, 유통, 정유 중심의 LG건설그룹은 5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재계 8위 자리를 지켜왔던 한진그룹의 경우 맏형 격인 대한항공그룹이 13위 정도에 랭크되어 체면치례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진해운 그룹 외에는 모두 50위권 밖에 위치할 것으로 분석된다. 동원그룹의 경우 동원금융그룹이 순위가 대폭 하락한 33위 권에 위치할 것이 예상된다고 에퀴터블측은 설명했다.이와 함께 ‘향후 재계지도를 새롭게 그려 줄 요인은 역시 각 대기업 집단이 급격한 경영환경에 어떠한 모습을 보여 주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에퀴터블은 “재계 2위와 3위인 LG그룹과 SK그룹이 각각 LG카드 사태로 인한 금융업 포기와 분식회계 사건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 등 큰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그룹의 시가총액 및 순자산이 지난 1년간 감소세를 나타냈다”며 “이에 따라 이들 두 그룹과 시가총액 70조 원 대를 보이던 1위 삼성그룹과는 그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고 반면 시가총액 10조 원 대의 현대차그룹 및 롯데그룹과의 차이는 줄어들어 향후 LG, SK, 현대차, 롯데그룹 사이에 재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50대 대기업 집단은 1강 4중 45약의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위 자리를 노리는 4개 그룹과 상당한 격차가 있는 6위 신세계 그룹 이하 그룹들의 경우 그 차이가 크지 않아 2004년에도 순위 변동은 매우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에퀴터블은 백화점 1위 자리를 되찾은 신세계 그룹과 대한생명을 인수한 한화그룹이 맞수가 될 것으로 보이고, 재계 8위의 한진그룹이 내부적인 이유로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됨에 따라 CJ그룹 등이 순위 상승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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