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현기차·현대건설기계·삼성전자 인도 공략 드라이브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13억 인구의 인도 시장을 잡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빠른 행보가 눈에 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는 모디 정부의 친시장, 고성장 경제개발정책이 가시화되면서, 2018년 7.4%의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효성과 현대·기아차, 현대건설기계,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분야별 인도 시장 공략을 선도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 내수시장 선점에 나선 국내 기업들에 대해 알아봤다.

IMF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 7.4% 기대”
고급기술인력 교류 등 접근 방식 다양화해야


효성은 효성인도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는 등 나머지 동남아 지역과 떠오르는 신흥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갈 방침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최근 ‘100년 효성’의 전략적 기반으로 베트남과 인도를 지목하고 사업 기반을 닦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효성 베트남은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핵심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전초기지로 육성하고, 효성 인도는 지속적인 신·증설을 통해 매년 7% 이상 성장하고 있는 ‘인구 13억 명’ 인도 내수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조 회장은 올해 초 베트남에 이어 인도를 직접 찾아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와 2019년까지 현지에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또 효성은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섬유산업 전시회 ‘인도 인터넥스’ ▲베트남 섬유·의류 전시회 ‘사이공텍스’ ▲중국 화학제품 박람회 ‘차이나플러스’ ▲일본 국제 부직포 박람회 ‘아넥스’ 등 아시아지역 주요 전시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주력 제품은 물론 신제품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갭(GAP) 홍콩지사, 중국 안타(Anta), 리닝(Lining), 레지나 미라클(Regina Miracle), 크리스털 마틴(Crystal Martin) 등 주요 아시아 고객사 20곳을 대상으로 ‘크레오라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아시아 섬유 시장 공략 루트 다변화를 위해서도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까지

현대·기아자동차는 북미와 유럽, 인도 등 주력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권역 조직을 확대한다. 글로벌 현장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를 가속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북미, 유럽, 인도 지역의 신설 권역 본부를 시작으로 다음 해까지 글로벌 자율경영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지난 18일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현장 중심의 조직개편 첫 단계로 본사 조직을 정비한 이래 새로 신설되는 권역본부를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에 대한 권역조직 구성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각 권역본부는 해당 지역의 상품 운영과 현지 시장 전략, 생산·판매 등을 통합 운영하고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기아차 북미권역본부는 미국과 멕시코 생산·판매법인과 캐나다 판매법인으로, 유럽권역본부는 슬로바키아 생산법인과 현지 판매법인으로 각각 구성된다. 각 권역본부 내에는 기획, 재경, 상품, 고객경험 등 별도 조직도 신설된다. 글로벌 사업 현장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다. 기아차는 북미권역본부장에 현대차 사업관리본부장 임병권 부사장을, 유럽권역본부장은 유럽법인장 박용규 부사장(승진)을 선임했다.

현대차는 각 권역본부 설립과 함께 지역별 권역본부장을 선임했다. 북미권역본부장은 이용우 브라질법인장(부사장)을, 유럽권역본부장은 유럽관리사업부장 최동우 부사장(승진)을, 인도권역본부장은 구영기 인도법인장(부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현대건설기계는 내년 말까지 인도 푸네공장의 굴삭기 생산능력을 연간 1만 대 규모로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오는 2023년까지 인도시장에서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삼았다. 건설장비 업계에서는 인도가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분야의 투자와 도시화로 인한 도로 등 관련 인프라가 대대적으로 정비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에 이어 건설장비 분야의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난해 약 2만 대 규모에서 2022년까지 약 3.8만 대 수준으로 연 1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가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이유는 인도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008년 11월 국내 건설기계 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 생산 공장을 설립한 이후, 8년 만인 지난 2016년 현지 업체들을 제치고 인도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현재 인도 공장은 8~34톤급 중·소형 굴삭기를 연간 6000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올해 약 3조3000억 원의 매출 목표를 계획한 현대건설기계는 오는 2023년까지 인도 시장에서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와 현지화 전략을 통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 시장 점유율 1위 위엄

삼성전자는 인도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38%로 끌어올리며 1등 지위를 유지한다. 이를 위해 2018년형 QLED TV를 출시하고 UHD(초과화질) TV 라인업도 확대한다. 지난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유쉬 쿤나팔리(Piyush Kunnapallil) 삼성전자는 “인도 40인치 TV 시장에서 점유율 33%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점유율 10~11월까지 38%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2018년형 QLED TV를 비롯해 UHD TV, 콘서트 시리즈 등을 출시했다. QLED TV는 컬러볼륨 100%와 HDR 2000의 밝기로 차별화된 화질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인도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건 ‘매직스크린’이다. 매직스크린은 꺼진 화면에 날씨, 뉴스, 사진, 이미지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UHD TV 라인업도 기존 10개에서 16개로 늘렸다. 삼성 UHD TV는 풍부한 색감과 깊은 명암비를 제공한다. 휴대폰과 TV를 연결하는 원 리모트 컨트롤 기능과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갖췄다. 현지 맞춤형 콘서트 시리즈도 공개했다. 기존 TV에는 스피커 2개가 탑재됐다면 콘서트 시리즈는 4개가 적용됐다. 상단과 하단에 각각 2개의 스피커를 탑재해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콘서트 시리즈는 조이와 스마트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뉘며 크기는 32인치와 43인치, 49인치 등이다.

한편 한국에서 인도를 연구하는 학자들과 인도 관련 사업을 하는 경제인, 문화인 등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인도연구원(원장 이광수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은 지난 18일 한국이 단순한 시장 확대 차원으로만 인도에 접근하는 데서 벗어나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 국가들과 관계에서 인도를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도 29개 주(州)의 특성을 고려해 지역에 따라 과학기술 및 서비스업 협력, 고급기술인력 교류 등으로 접근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향후 인도 시장 공략하는 국내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신흥시장인 인도 진출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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