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리고 있는 6월 22일 오전 북한 금강산으로 향하는 기자단 버스에서 바라본 북측 철도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남북이 경의선·동해선 철도 현대화를 위해 공동연구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하는 등 논의가 활발하다. 남북 철도가 이어질 경우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기차만으로 대륙을 횡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론 속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질적인 경협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향후 투자도 실적 등을 고려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구체적 사업 계획 도출되지 못해…언제든 불안한 상황 올 수 있어
“UN 대북 제재 완화·해제 가시화 전까지 경협주 투자 자제해야”


KB증권은 지난달 19일 현대로템에 대해 북한철도 현대화가 가시화할 경우 수혜가 기대되지만 사업 기회를 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투자 의견은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하고 목표 주가는 기존 2만1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철도 총 연장은 남한의 1.3배에 이르지만 시설이 열악해 운행 속도가 가장 빠른 구간도 시속 50㎞를 밑돈다”면서 “이에 따라 중국 및 러시아를 통해 유럽까지 철도망을 연결해 물류운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북한 철도망의 현대화가 필수적이며 사업이 구체화된다면 사실상 국내 철도차량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템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1일 현대로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남북 경협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 된 상태로 철도 부문 남북 경협의 기대치와 속도를 확인하면서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북한과의 철도 분야 협력 사업비는 총 19조1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연구원은 “철도차량은 통상 사업비의 10% 내외 비중을 차지하므로 약 2조원 규모의 매출이 가능하다”며 “철도 부문 영업이익률 5%를 가정하면 약 1000억 원 정도의 추가적인 영업이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현대로템이 철도차량 부문에서 모두 다 수주할 수 있을지 여부와 사업 기간이 대부분 10년 전후의 장기간 사업이라는 점, 이미 주가가 이러한 기대감을 선반영했다는 측면에서 현 주가 수준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일 남북 철도연결 테마주로 거론돼 온 부산산업은 전날 8.77% 내린 16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부산산업은 4일에도 13.74% 급락하는 등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었다. 부산산업은 한 주간(4∼8일) 29.60%나 떨어졌다.

이 기간 푸른기술(-15.19%)과 대아티아이(-12.17%), 대호에이엘(-11.03%), 에코마이스터(-7.41%) 등 다른 철도주도 동반 하락했다.

이는 최근 미·북 정상회담 합의가 전 세계의 눈높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뤄진 뒤 그 합의안을 놓고 미국 여론과 정치권이 잇달아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한 가운데, 그 후폭풍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큰 주목을 받았던 남북경제협력 관련 재료 및 종목의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온탕과 냉탕 사이 ‘철도주’

한편 남북은 지난 5월 26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철도협력 분과회담’을 갖고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추진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했다.

남북은 선행 작업으로 경의선 북측 구간(개성-신의주), 동해선 북측 구간(금강산-두만강)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내달 중순에는 기존 경의선 연결구간(문산-개성), 동해선 연결구간(제진-금강산)에 대한 공동점검도 추진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연구원은 지난 4월 국내 건설사들이 북한의 철도,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규모가 총 28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총 연장 5300㎞에 달하는 북한 철도 복선화율은 3%에 불과해 수송 기능이 저하된 상태다. 또 일제 강점기 시절 설치된 낙후된 철도 시설물이 많다.

개발이 가시화된다면 국내 건설사들이 남북철도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대우건설, 롯데건설, GS건설 등은 ‘6·12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며 철도는 물론 도로, 기반시설 건설 참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 철도 업계 관계자는 “북한의 구미에 맞춰 한국 기업들은 배제되고 중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식으로 북한 내 철도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 같은 정치적 고려에 빠져 장밋빛 전망만 내놓지 말고 냉정한 분석에 바탕한 현실성 있는 남북 철도 연결 계획을 마련해 나가길 바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테마주 특성상 과도한 상승과 함께 급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막연한 기대심리에 편승하기보다는 향후 실적이 뒷받침될 기업인지를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남북 경협 수혜주인지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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