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24일 오후 취임식을 가진 뒤 바로 다음날인 25일 발빠르게 인사권을 행사했다. 

이날 경찰청은 임호선 경찰청 기획조정관을 경찰청 차장으로 발령하는 등 치안정감 4명에 대한 승진·내정 인사를 단행했다.

치안정감 6자리 중 승진자는 4명이다. 경찰대학장에 이상정 제주지방경찰청장, 인천청장에 원경환 강원청장, 경기남부청장에 허경렬 경찰청 수사국장이 승진 내정됐다. 

치안정감은 경찰 내 서열 2위로, 치안총감인 경찰총수의 바로 한 단계 아래 계급이다. 치안정감이던 민 청장이 청장이 되면서 나머지 5명 중 몇 명이나 제복을 벗을지가 관심사였다.  

이 중 당초 유력한 경찰청장 후보였지만 드루킹 수사 부실 의혹으로 한 계급 승진이 무산된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유임됐다. 

이 청장이 민 청장보다 경찰대 선배인데다 연장자임에도 유임된 배경에는 이 청장에 대한 신임이 각별한 청와대의 의중이 주효했다는 것이 경찰 안팎의 평가다.

드루킹 수사가 물의를 빚긴 했지만 이 청장이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조직 내 안정을 위한 인사라는 얘기도 있다. 쾌속 승진으로 경찰대 4기 출신인 민청장이 경찰총수가 되면서 그보다 선배들은 제복을 벗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3년 선배에 연장자인 이 청장을 유임시키면서 조직을 한꺼번에 흔들지는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던져 동요를 막았다는 설명이다.

경찰대 1기인 이주민 청장은 자리를 지켰고 역시 1기인 이상정 경찰대학장, 2기인 임호선 차장이 이번 인사에서 승진했다. 

경사 특채로 경찰생활을 시작한 박운대 청장은 연고지인 부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인 경남고 출신이다.

현 정부 들어 영남 출신 인사의 발탁이 드물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승진자의 출신지를 살펴보면 경북, 충북, 강원, 경기 각 1명씩 비교적 고르게 분포됐다. 

경찰 입직 경로를 보면 간부후보 2명, 경찰대 2명으로 균형있게 배분됐다. 이주민 서울청장을 포함하면 치안정감 6명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모두 3명이다. 간부후보 출신은 허경렬 경기남부청장과 원경환 인천청장 2명, 경사 특채 출신이 부산청장 1명이다. 

아울러 치안감 8명 승진 인사도 단행됐다.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은 경찰청장의 추천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하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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