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된 제품만 판매 중지…판매자·상품 허술한 관리 실태 도마 올라

-서경덕 교수팀 전범기 디자인 상품 판매 쇼핑몰 쿠팡·인터파크·쿠차·쇼핑하우 공개
-공개된 상품 외에도 대다수 오픈마켓·쇼핑몰 등 전범기 디자인 제품 유통되고 있어
-아디다스 티셔츠·나이키 조던 운동화·노스페이스X슈프림 자켓 등 여전히 유통 中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전범기 문양을 직접 활용하거나 연상하도록 만든 상품들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다. 특히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피해 당사국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쇼핑몰이 ‘전범기 상품’의 유통 통로가 된 모습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전 세계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진행하던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은 광복절을 맞아 대한민국 대표 온라인 쇼핑몰 20군데를 조사한 결과 “쿠팡 1건, 인터파크 3건, 쿠차 3건, 쇼핑하우 4건 등 핸드폰 케이스 및 공책 등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쇼핑몰들은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해당 상품들을 판매 금지 조치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요서울의 취재결과, 해당 쇼핑몰을 비롯한 다수의 대기업 온라인 쇼핑몰들은 논란이 됐던 또 다른 전범기 연상 제품들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첫 번째 상품은 일본의 전범기를 형상화한 듯한 아카이브 스웨트 긴팔 티셔츠다. 아디다스가 제조하고 아디다스코리아가 수입 유통했던 제품으로 왼쪽 가슴의 태양 디자인이 전범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상품과 관련해 아디다스 측은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뜨거운 열기를 재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제품이다.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은 오픈마켓 G9, 옥션, 11번가, G마켓, 인터파크 등이다. 오픈마켓뿐만 아니라, 이마트몰(emartmall), 신세계의 ssg.com, 롯데홈쇼핑, istyle24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도 포함돼 있다. 

다음 제품은 전범기 연상 제품의 대표 격인 나이키의 에어조단 12 시리즈 신발 제품이다.

 

나이키 에어조단 12 시리즈는 2016년 발매 당시 나이키가 ‘the whole concept of the Air Jordan XII is based on the Japanese Rising Sun Flag’ 즉, “에어조던12 시리즈는 일본 전범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혀 더욱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 후 해당 제품은 우리 국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발매를 철수했다가 지난해 3·1절을 전후해 재판매하면서 한국 소비자 기만 논란까지 불러왔던 제품이다. “삼일절에 (전범기 연상) 제품을 판매하는 나이키의 패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받은 전력도 있다.

특히 해당 제품은 누가 봐도 전범기라고 알아차릴 정도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신발의 깔창 앞부분에 태양을 상징하는 둥근 원을 중심으로 사선으로 뻗어나가는 문양을 넣어 전범기를 형상화했다.

전범기 형상 제품 대표격인 이 나이키 조던 12 시리즈를, 그것도 색상 별로 다수 판매하고 있는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몰’은 다이소몰, G마켓, G9,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무신사 등이다.

전범기를 차치하고서도 동해를 일본해(海)를 표기한 제품도 판매됐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2016년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미국 캐주얼 브랜드 슈프림과의 협업 제품에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했다.

 



우리나라 노스페이스 운영을 담당하는 영원아웃도어는 “한국 노스페이스와는 무관한 제품”이라며 “해당 제품은 지난 2014년에 제작된 의류로 국내에서는 판매된 적이 없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해당 제품은 ebay쇼핑과 다이소몰 총 두 곳의 쇼핑몰에서 포착됐다. 개인 또는 소규모 판매업체가 직접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는 구조인 오픈마켓과, 판매 상품이 수만개에 달하는 온라인 쇼핑몰 성격을 감안해도 전범기 연상 제품 판매 유통 실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앞서 전범기 제품 판매 실태를 공개한 서경덕 교수도 “대형 온라인 쇼핑몰은 개인 및 중소규모의 판매업체 등이 서로 거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검증없이 전범기 디자인 상품을 버젓이 올려 놓는건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해당 대규모 온라인 쇼핑몰들이 “전범기 연상 제품을 일부러 판매하려던 것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세우면 “왜 논란이 될 만한 판매자 및 제품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했냐”는 질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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