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자 증권의 한 직원이 직장 동료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왕따)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했던 일을 지난해 본지(471호)에서 다룬바 있다. 노모씨(31)는 왕따 스트레스와 음독자살 시도 후유증으로 장애인이 되었다는 게 노씨측의 입장이다. 노씨의 가족들은 산업재해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된 상태. 현재 노씨의 부모은 경남 마산에서 서울로 상경하여 1년이 넘도록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LG 투자증권에 다니던 노모씨(31)는 지난 2002년 4월 그동안 일했던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옮기게 됐다. 하지만 새로 옮긴 부서에서 노씨는 업무가 아닌 동료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노씨 가족들의 주장에 따르면 S대 상대 출신인 노씨에게 부서 동료들은 “S대 나왔으면서 이것도 모르냐”라는 비아냥과 함께 집단 따돌림을 했다고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노씨는 손목동맥절단과 음독 등 두 차례에 걸쳐 끝내 자살을 시도했다는 게 노씨 가족 측의 입장이다. 응급처치를 빨리해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음독 후유증으로 현재 노씨는 시각장애 1급판정을 받았으며, 전혀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서울의 한 교회에 기거 중이다. LG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노씨 가족들이 왕따를 주장 했을 당시 동료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왕따를 시킨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노씨가 퇴직 할 때는 정상적인 퇴직절차를 밟아 퇴직금을 지급했다”고 반박했다.

노씨의 부모는 지난 해 5월부터 마산에서 서울로 상경, 아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여의도 LG트윈빌딩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LG측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 회사 측은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법원에서는 이를 받아 들였다. 결국 노씨의 부모는 회사주변에서 시위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현재는 대검찰청, 국회, 노씨의 모교인 S대 주변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특히 노씨의 가족들은 LG빌딩 주변에 회사를 비방하는 현수막을 내 걸고 시위를 하여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으로 회사측으로 부터 고소를 당했다. 이에 노씨가족들은 회사측이 무단으로 현수막을 철거했다면 절도혐의로 맞고소 한 상태다.

지난 2000년 LG전자에서 해고된 정모씨는 “집회 당사자의 물건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함부로 처분하거나 은닉 할 수 없다. 회사의 비리를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했다가 내부고발자라는 이유로 LG전자에서 해고됐다”며 “노씨와 그 가족들의 심정은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말했다.노씨의 모친은 “내 아들은 이미 희생되었지만 이 땅의 젊은이들이 더 이상 직장에서 왕따로 인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시위를 한다”며 “이미 장애인이 되어버린 아들에게 이제부터는 장애인 복지를 위한 일을 하라고 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산재혜택과 LG에서 ‘왕따’ 인정, 그리고 모든 기업들이 직장 왕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것이 하나의 사회문제로 대두 될 때까지 노씨 부모는 계속 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요즘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노씨 부모에게 많은 직장인들로부터 격려전화가 걸려 온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LG그룹 계열사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들의 격려전화를 많이 받는다는 게 노씨 가족들의 말이다. 이렇게 격려전화가 올 때 마다 노씨의 부모는 자신들의 노력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노씨의 가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지만 ‘왕따’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공단측은 산재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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