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갈등 ‘2라운드’시작되나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7월 30일 사임을 표명했다.

취임한지 1년여 만의 일이다. 박찬법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재계는 석연찮은 반응이다. 그동안 박찬법 회장이 금호의 선장으로 취임한 후 갈목할만한 성장은 아니어도 내부 단속에는 탁월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금호는 구조조정 논란 등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밝은 전망을 보였다.

그런데 갑작스런 사임의사를 밝혀 그 배경을 두고 의구심이 제기됐다. 게다가 3일 뒤엔 박삼구 명예회장이 사내임직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앞장 서 뛸 것"이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내용에는 “좀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조직의 DNA 중 그룹의 미래전략과 관계없는 부분은 과감히 정리하고 수정해 나가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란 내용도 포함 됐다. 이에 경영복귀를 시사한다는 설이 힘을 받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모락모락 피어났던 복귀설이 새삼 뜨거운 감자로 태어난 것이다.


여전히 전쟁 중? 박삼구 vs 박찬구

이에 이목을 끄는 곳이 또 있다. 바로 동생인 박찬구 회장쪽이다. 박찬구 회장의 거취를 예의주시하는 움직임도 있다는 후문이다.

두 형제간이 화해를 했다고는 하지만 화해 과정에 석연찮음이 있었다는 것. 실제 두 회장이 화해를 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직후라 잠시 덮어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일각의 추측이다. 아직은 앙금의 불씨가 남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인 셈.

때문에 박삼구 명예회장의 복귀에 박찬구 회장측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한 관계자는 “박 명예회장이 거취와 관련하여 아직 입장을 정한 것이 없다. 박찬법 전 회장과 임직원들의 지난 1년간 노력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동생인 박찬구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너무 비약이다. 확대해석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하지만 재계는 물론 금호 내부에서도 박 명예회장의 복귀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는 듯 하다. 단지 시간상의 조율이 있을 것이란 관측만 난무한다.

때문에 박 명예회장의 거취는 당분간 재계의 이목을 집중 시킬것으로 보인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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