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대표적 친노단체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가 또다시’노무현 일병 구하기’에 발벗고 나섰다. 노 대통령의 최대 국책사업인 행정수도 이전 사업이 헌재의 위헌 판결로 중단 위기에 몰리자 노사모가 다시 결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노 대통령이 총체적 위기상황에 직면한 만큼 노사모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탄핵정국에 이어 또다시 노 대통령이 위기에 몰리자 노사모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노 대통령 내각에는 총리와 장관들이 있다면 인터넷에는 노사모가 있다”고 할 정도로 노사모는 노 대통령의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얼마전 이라크 파병문제로 노사모는 갈등을 겪으며 분열조짐까지 보였으나 이번 헌재의 판결 이후 급속도로 재결집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대통령 탄핵정국때 노사모가 보여준 결집력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노사모의 한 회원은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국회앞에서 분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지난 8월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노 대통령을 폄하하는 연극공연을 가졌을 때도 노사모는 한나라당을 향해 거침없는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이처럼 언제나 노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병이 돼준 노사모가 이번에는 제2의 탄핵위기에 처한 ‘노무현 일병 구하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특히 참여정부 최대 국책사업 중단으로 노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노사모 내부에서는 위기감마저 감지되고 있다.

노사모는 헌재의 위헌 판결 직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관련한 노사모의 입장’을 발표, “헌재의 결정에 우리는 분노한다”며 “이번 판결은 저강도의 탄핵이다”라고 헌재의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노사모는 또”법의 기본도 모르는 이들이 헌법 재판관이다”라며 헌재의 위헌 결정 부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평소 한나라당을 빗대 ‘보수·수구세력’ ‘꼴통 정당’이라고 비난해 온 노사모가 이번에는 헌재 재판관들을 ‘보수·수구세력’이라고 규정, 그들에 대한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노사모 게시판에는 “헌재 재판관을 탄핵하자”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는 등 헌재 재판관들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실례로 노사모의 게시판에는 “영감(헌재재판관)들이 아직도 거기서 놀고 있냐” “늙으면 죽어야 하는데…”등 헌재재판관들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노사모의 향후 활동 방향과 관련해서는 우선은 헌재 재판관들에 대한 비판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또 노 대통령과 여권이 헌재 위헌 결정에 따른 후속 대응책을 마련할 경우 이를 합리화시키고 홍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관련, 노사모의 한 관계자는 “이번 헌재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다방면에서 논의중”이라며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각종 개혁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든 세력에 대항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한편 노사모는 헌재가 탄핵을 기각시켰을 때 헌재에 경의를 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헌재를 맹렬히 비난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 네티즌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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