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따라 고수익펀드 이어질듯

‘펀드도 손해 볼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애써 잊고 있었다. 2007년 펀드는 적금이 아니며 원금손실도 감수해야 하는 ‘공격적 투자’란 걸 여실히 증명해준 한 해였다. 하반기 들어 변동성 장세가 이뤄지면서 마이너스수익률을 낸 펀드상품들이 잇달았다.

펀드가 대박을 보장해주는 ‘로또복권’이 아니란 걸 보여준 것이다. 지난 하반기 4조5,000억원 이상의 뭉치 돈을 빨아들인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지난해 들어 ‘펀드=고수익’ 등식이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1인 다 펀드’시대가 열렸다. 한 사람이 여러 펀드에 투자했다는 얘기다. 펀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국내 주식형, 해외 주식형, 특정 섹터 펀드 등 4~5개 펀드상품에 드는 건 기본이다시피 했다. 은행직원들은 “적금가입서를 어떻게 쓰는지 잊어버렸다”고 할 정도로 펀드판매에 바빴다.


☞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인기 있을 듯

하지만 증권사, 은행창구에서 “미래에셋 펀드 하나 주세요!”라고 말하는 이른바 ‘묻지마투자가’들이 아직도 많은 게 우리 펀드시장의 현실이다.

이명박 대선 후보가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경제 활성화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많다. 총선과 맞물리면서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우세하다. 특히 증시가 그렇다. 그런 맥락에서 증시전문가들은 펀드투자를 으뜸순위로 꼽고 있다. 2007년 같은 활황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해도 적은 돈으로 ‘안전하고 편하게’ 높은 수익을 올릴 투자수단으로 보는 까닭이다.

저축은행 등을 중심으로 한해 금리가 6% 이상인 고금리예금이 나오고 새 정부출범과 함께 부동산경기가 풀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하지만 펀드만큼 이점이 많은 금융상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금부담이 적고, 고수익이 가능하며, 환금성도 강한 재테크 수단이다’는 데 이견이 없다.

‘국내펀드는 가치형, 해외펀드는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이머징마켓상품을 골라라.’ 주요 증권사 사람들이 권하는 새해 유망펀드상품에 대한 투자가이드다. 2007년 상반기만 해도 폭발적 상승세로 웬만한 펀드들은 수십%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다 하반기 들어 특정상품 중심으로 마이너스수익률을 내면서 펀드상품 추천 역시 ‘기본’을 중시하는 보수적 상품이 주를 이뤘다.

펀드는 국내형과 국외형 상품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국내형 펀드시장 전망이다. 증권사 사람들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펀드는 펀드시장의 강자인 ‘미래에셋 인디펜던스’다. 국내펀드시장을 이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대한 믿음과 가치투자, 모멘텀투자 등을 종합해볼 때 새해 변동성 장세에서도 꾸준한 수익이 기대된다는 분석에서다. 대우증권 상품개발마케팅팀 관계자는 미래에셋 인디펜던스에 대해 “2001년부터 누적수익률 760%란 놀라운 성과를 보인 점이 펀드의 우수한 운용성을 입증 한다”
고 말했다.

저평가주식 위주의 투자를 하는 신영마라톤펀드와 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 디스커버리도 ‘전망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팀 관계자는 “신영마라톤은 기업 내재가치보다 낮게 평가돼 있는 기업에 집중투자 한다. 투자비가 적게 들고 변동성이 낮아 장기투자자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시황변화에 따른 순발력이 뛰어난 KTB마켓스타, 기관자금운용과 가장 비슷하다는 삼성리서치주식형, 배당주위주 투자로 안정적 수익률이 기대되는 하나UBS배당60펀드 등도 권할만하다.


☞ 해외형 펀드는 ‘이머징마켓’에 집중

다음은 해외형 펀드시장 전망이다. 거의 모든 증권회사들이 브릭스 등 이머징마켓상품을 꼽았다. 중동아프리카, 중남미에 대한 추천이 많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꾸준한 수익을 내며 관심을 모았던 슈로더브릭스펀드가 좋은 사례다. 역시 브릭스지역에 투자하는 신한BNP브릭스플러스도 관심을 끈다.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관계자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에서 이머징시장 기여도는 확대될 전망이다. 브릭스펀드만큼 수익률을 기대할 만한 해외펀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릭스펀드를 빼면 특정대륙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 역시 주목을 끈다. 에너지기업들이 뜨는 러시아·중앙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 풍부한 천연자원 및 인프라투자가 기대되는 JP모간중동아프리카 등에도 노려볼만하다.

분산투자를 위한 특정섹터펀드로는 세계천연자원기업에 투자하는 우리CS글로벌천연자원 펀드가 있다. 현대증권 펀드리서치 관계자는 “원자재 값 상승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세계 기업주식에 투자, 분산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아시아개발붐에 힘입어 CJ아시아인프라, 미래에셋AP인프라섹터 등 인프라관련 펀드들도 눈여겨볼 상품들이다. 아시아 소비경기상승에 따른 미래에셋솔로몬AP컨슈머펀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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