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시장 집중점검

미국부동산학계 권위자 수잔 왁터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교수는 “미주택가격 조정은 내년말까지 이어질 것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등으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타 부동산 한국 본사 이원희 이사는 “미국 부동산시장이 매도자 중심 시장에서 매수자 중심 시장으로 변했고, 장기적 측면에서 실수요자에겐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미라 해외부동산 컨설턴트는 “미국 부동산시장이 올 겨울까지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다가 내년 상반기부터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향후 2~3년을 내다보고 투자하면 안정적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망 투자지역으로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텍사스주 휴스턴과 댈러스를 꼽았다.
따라서 미국에 이미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은 다소 불안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2~3년 안에 되팔 것이 아니라면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미국 부동산시장은 한동안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제는 조정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다. 미국부동산중개업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149개 도시 중 49%인 73개 지역의 주택 가격이 떨어졌고, 미국 전체 52개주 가운데 40개주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979년 NAR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지역에서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연방주택기업감독국(OFHEO)이 최근 펴낸 지난 4분기 주택동향 보고서에선 주택중간가격지수가 3분기에 비해 1.1%,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5.9% 상승했다.

전년 대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유타주로 18%나 올랐고, 아이오와주가 14.3%로 2위, 아이다호(14%)와 워싱턴(13.7%), 오리건(13.5%)이 뒤를 이었다. 서부지역의 경우 아직도 주택 가격의 상승탄력이 꺼지지 않은 상태다.

미국 부동산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부동산시장이 최근 수년간 두 자릿수 대 상승률을 기록한 후 다소 하강 내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미국 부동산이 너무 많이 오르는 바람에 매수시기를 놓쳤던 원매자들은 주택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저점이 지난 후에 매입해도 늦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두 지역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뉴욕 : 맨해튼 버겐카운티 보스톤 등 투자매력

미국 동부지역은 중부에 비해 주택경기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하지만 매물이 늘어나고 주택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자 매수하려는 사람이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감소하면서 시장은 매수자가 칼자루를 잡은 이른바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 부실 여파가 찬물을 끼얹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뉴저지 북부 버겐카운티에는 ‘집 팝니다’(Sale)라는 간판을 내건 집이 늘어나는 추세다.

모기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주택을 내놓거나 그동안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이 주택가격이 당분간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처분하려고 내놓은 집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지금이야말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적기라고 주장한다. 실수요자라면 좋은 주택을 골라서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곳은 뉴욕 맨해튼과 뉴저지주 북부 버겐카운티, 롱아일랜드, 보스턴 인근 지역 등은 특히 투자매력이 높다는 게 미국 부동산전문가들의 주장이다.


LA: 투자목적인 경우 “좀 더 때를 기다려라”

캘리포니아 지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지면서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모기지 업체들은 이미 경영이 심각하게 악화돼 지난해에만 20개가 넘는 회사가 문을 닫았고, 최대 모기지 전문 업체인 프리몬트 제너럴 코퍼레이션은 모기지 사업 부문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새 미국 주택경기를 주도해 왔던 캘리포니아주의 상황은 완전 180도 바뀌었다. 특히 주택매매가 감소하면서 집이 팔리지 않자 모기지대출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한 주택 소유자들이 잇달아 집을 포기하고 있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로 이 지역의 주택가격 역시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주택 소유주 150만 명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주택을 압류 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려고 하는 경우 좀 더 때를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량주택과 비우량주택간 가격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LA지역에서도 라크레센터나 리카나다, 플러튼, 어바인 등 한인밀집지역은 가격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역시 프리몬트나 새너제이, 로스웰더스, 쿠퍼티노 등은 주택 가격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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