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그린벨트 해제 신호탄

고(高)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던 서울 은평뉴타운 1지구의 분양가격이 당초 가격에 비해 평균 10.24% 인하됐다. 이에 따라 3.3㎡(1평)당 최고 가격이 1523만원에서 1380만원으로 떨어졌다. SH공사는 12월 일반에 분양하는 은평뉴타운 1지구의 분양가격을 지난해 9월 발표했던 분양가에 비해 평균 10.24% 내린 3.3㎡당 945만∼1380만원으로 확정했다. 은평뉴타운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20∼30% 싸게 책정되고, 일반분양 물량도 예상보다 많이 나오면서 청약자들이 몰릴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건축비에 부과하던 이윤 5%를 부과하지 않고 추정 가격으로 정했던 공사대금도 후분양제 도입으로 더욱 정밀하게 검증해 실제 가격에 맞췄다”며 “그동안의 금융비용 증가에도 불구, 작년 9월 발표한 가격과 비교해 최고 12.04%까지 내렸다”고 말했다. 확정된 분양가를 규모별로 보면 전용면적 59㎡는 945만원, 84㎡는 1050만원, 101㎡는 1260만원, 134㎡는 1320만원, 167㎡는 1380만원이다.


은평뉴타운은 생태전원도시

이는 서울시가 은평뉴타운 지구를 후(後)분양 방식으로 분양하기로 결정하기 이전인 지난해 9월 SH공사가 책정해 발표한 분양가(84㎡ 1151만원, 101㎡ 1391만원, 134㎡ 1500만원, 167㎡ 1523만원)에 비해 각각 8.77∼12.04% 낮아진 것이다.

은평뉴타운 3개 지구에서 총 공급될 1만6172가구 중 이번에 공급되는 분양 물량은 일반분양 1643가구, 특별분양 3338가구 등 4981가구다. 일반분양분은 12월 중 분양돼 전매제한의 적용을 받으면서 85㎡ 이하는 7년, 85㎡ 초과는 5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오 시장은 “은평뉴타운은 단독주택과 연립주택, 테라스형 주택 등이 타워형 또는 판상형 아파트와 조화를 이루는 신개념 주거단지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원주민 또는 철거민에게 공급되는 특별분양분은 11월 중 공급을 마칠 예정이어서 전매제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1지구의 일반분양분은 12월5일 입주자모집 공고를 낸 뒤 10∼20일 분양 신청을 접수하고 내년 1월 11일 당첨자가 발표된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 들어서는 은평뉴타운은 서울시의 개발 방향대로 ‘전원도시’라 불릴만하다. 녹지공간이 절반 정도 차지한다.

은평뉴타운의 기본 컨셉트는 `리조트형 생태도시` `더불어 사는 미래형 커뮤니티` `주거환경 수준 질적 제고` 등 3가지다. 그 중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생태전원도시`다.

동쪽으로 북한산국립공원이, 서쪽으로는 서오릉자연공원, 남쪽으로는 갈현근린공원, 북쪽으로는 창릉천이 자리잡고 있다. 또 뉴타운 중앙부에는 진관근린공원이 위치해 쾌적성과 조망권이 우수하다. SH공사는 은평뉴타운 녹지율이 42%로 36%인 판교신도시보다 높아 `제대로 된 생태전원도시`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청약은 어떻게 하나

생태전원도시로 설계하다 보니 은평뉴타운에는 기존 신도시와 차별된 다양한 주거형태가 도입됐다. 평지에는 중앙공원을 둘러싸고 주택 주요공간이 배열되는 중정형(가운데 뜰이 있는 공동주택)이나 연도형(도로에 면하게 짓는 저층 공동주택. 1층은 상가나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됨)을, 경사지는 테라스형(아랫집 옥상이 윗집 테라스가 되는 경사지 공동주택)을, 단지 외곽에는 타워형을 배치해 다양한 주택 디자인을 선보인다.

은평 뉴타운은 이번에 분양되는 1지구에 대해서는 시각이 둘로 나뉜다. 일단 분양 받은 사람이 최대 7년간 팔 수 없는 데다 입지도 좋은 편이 아니라 청약 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용적률이 낮아 주거 환경이 쾌적하고 분양가도 싼 편이라 청약에 사람이 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분양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의 경우 9월 도입된 청약가점제에 따라 청약점수가 높은 신청자가 당첨에 유리하다.


분양가 저렴

서울시의 다른 개발 지역과 달리 중대형 비중이 높다. 중대형이 전체 분양주택(8594가구)의 60%에 가까운 5031가구다. 그만큼 고급 주거지인 셈이다. 자립형사립고도 들어선다.

낡은 소규모의 주변 기존 아파트들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근래 분양된 새 아파트와 비교하면 분양가가 싼 편이다. 내년 7월 입주 예정인 인근 재개발단지의 전용면적 84㎡ 시세가 3.3㎡당 1300만원 선, 전용 142㎡는 1500만원정도다. 은평뉴타운 단지가 10~20% 낮은 셈이다. 하지만 은평 뉴타운의 긴 전매 제한은 부담이다.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은 계약 후 7년, 중대형은 5년간 팔 수 없다.

중소형은 공급 주체가 공공기관(SH공사)이어서 청약저축 가입자만 신청할 수 있다. 청약저축은 청약저축액 순으로 당첨자를 가린다. 청약저축액이 1200만원 이상 이어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청약경쟁이 치열한 판교신도시와 판교 인근 성남 도촌지구의 당첨 최저 금액이 대부분 1000만원을 훨씬 넘겼다. 중대형은 공급 물량의 절반을 청약가점제로, 나머지는 추첨제로 분양된다. 청약가점제(만점 84점)는 무주택기간 등으로 점수를 매겨 점수 순으로 뽑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가점제로 당첨이 되려면 전용 101㎡(41평형) 이상의 중대형은 50점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대형 당첨 확률은 3지구에서 가장 높다. 분양 물량 2268가구 중 중대형이 80%가 넘는 1879가구를 차지한다.


청약점수 50점 이상 될 듯

청약은 원하는 단지를 고르고, 단지 안에서 원하는 평형에 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단지별로 경쟁률이 다를 수 있다. 입주자 모집 공고일로부터 일정 거주기간 제한을 둘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거주기간 제한을 두면 입주자 모집공고 전에 서울로 주소를 옮기더라도 청약하지 못한다. 서울 거주자만이 은평뉴타운에 청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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