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갈수록 태산’

슬금슬금 오르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외환은행의 최고금리 기준으로 연 8.0%를 돌파했다.

자금 조달이 빠듯해진 시중은행들이 단기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를 경쟁적으로 발행하면서 CD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 16일 CD 91일물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5.39%를 기록했다. 2001년 7월 5.41% 이후 6년4개월 만의 최고치다.

은행채 금리도 오름세다. 국민은행은 같은날 3년 만기 은행채를 6.0%에 발행했다.

은행권의 CD 순발행 규모는 올 들어 10월까지 25조2000억원에 달했으며 이달 들어 8일까지 2조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급증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이 발행한 은행채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58조864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말에 비해 4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에서는 예금이탈→CD와 은행채 발행→CD금리 인상→주택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19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6.87~8.02%로 적용한다. 지난 12일보다 0.03%포인트나 올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구입용과 생활자금 마련용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며 “주택구입용 대출 금리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율 인상분을 반영해 0.30%포인트 높게 적용하면서 최고 금리가 8%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19일부터 지난주보다 0.03%포인트 오른 6.28~7.78% 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적용금리는 6.38~7.78%이다. 매주 목요일 CD 종가를 기준으로 가산금리를 더해 적용금리를 정하는 국민은행의 이번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주보다 0.03%포인트 오른 연 6.04~7.64%를 적용한다. 하나은행은 6.69~7.39%로 0.04%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주택대출 최고금리는 1년 전인 2006년 1월 19일 6.70%였지만 이번 주 초에는 8.02%로 1.32%포인트 인상됐다.

지난해 11월에 집을 담보로 1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이자로 1년간 132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주택대출 최고금리는 3년 전인 2004년 11월 19일 5.46%였지만 이번 주 초에는 7.78%로 2.32%포인트나 올랐다.

3년 전에 1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이자가 1년간 77만3333만원, 3년간 232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3년간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끝나고 내년부터 대출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는 대출자들은 대출 상환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대출 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예금 이탈이 가속되고 있어 CD 발행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CD금리와 주택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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