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쪼 목동점 신혜정 점주(맨위) 솔레미오 건대점 하태희 점주(가운데) 치어스 비산점 이정현 점주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직 20대의 여운이 남아 있다. 트렌드에서도 그리 멀리 있지 않고 체력이나 외모에서도 기성세대라 부를 수 없을 그 무엇이 있다. 그런데 35세를 넘기면서는 상황이 좀 달라진다.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는 무게와 개념도 달라지고 책임감도 깊어진다. 외모와 행동양식도 부쩍 어른의 냄새가 난다. 또 마흔을 앞두면서 이런저런 사회적인 전환기를 맞게 된다. 서른 다섯과 마흔 사이에서, 여전히 젊은 도전을 시도하고자 하는 욕심과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어하는 마음 사이에서 울렁증을 느끼고 있는 이들이 속속 창업을 시작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력과 사회경험을 십분 발휘해 또 다른 것을 창조해 내는 그들의 멋진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직 젊음’으로 도전한다!
마쪼 목동점 신혜정

분식 전문점 마쪼(www.mazz o.co.kr) 목동점을 운영하는 신혜정(36) 점주는 위험 부담이 있어도 지금이 아니면 창업에 다시 도전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창업은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꿈꾼다. 어떤 아이템으로 어디서 창업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연찮게 기회가 왔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과감히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부산에서 파라다이스호텔, 백화점, 가구점, 커피전문점 등 다양한 직장생활을 경험했다. 그러던 중 형부로부터 마쪼라는 아이템을 소개받았다. 서울에서 열린 창업박람회를 방문한 형부가 아이템이 괜찮다고 전해왔다는 것.

“처음에는 분식전문점이어서 좀 꺼렸어요. 분식점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마쪼의 인테리어와 메뉴 등을 보면서 새로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마쪼를 선택했습니다”

신씨는 본사에 대한 연구를 부지런히 했다. 본사를 찾아가 창업 상담도 받고, 다른 매장도 방문해 봤다. 결론은 본사를 믿어보자는 것.

창업에 대한 어설픈 지식을 내세우기 보다는 본사의 역량을 보여달라고 청했다. 그래서 매장 위치도 본사에게 결정을 맡겼다. 지금의 목동 매장도 본사가 직접 고른 것이다.

신씨가 목동점을 오픈한 것은 6월. 불과 2개월여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도 매장의 일이 익숙하지 않아 실수를 할 때도 많다고.

그래도 목동점에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직원들간의 신뢰도 높다. 사장인 그녀가 직원들에게 먼저 신뢰를 보이기 때문이다.

신씨는 10여년 동안 서비스업에 종사해 왔다. 친절과 미소는 그녀에게 익숙한 서비스다.

마쪼 목동점을 운영하면서도 신씨의 서비스 정신은 자연스럽게 나왔다. 청소년을 비롯해 꼬마 손님에게까지 그녀는 항상 미소로 반기며 친절함을 잃지 않았다.

목동점은 시간대별로 고객이 다르다. 점심때에는 인근 오피스가의 직장인들로 매장이 붐빈다. 저녁에는 10대 청소년들이, 주말이면 가족 고객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신씨는 앞으로 시간대별 타깃 고객에 맞는 마케팅 전략도 고려 중에 있다.

“직장인과 청소년, 가족은 매장 방문 시간도 다르지만, 이들의 욕구도 달라요. 아직 매장 운영에 익숙하지 않아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는 없지만, 우리 매장에서 고객들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하나씩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02-548-6307


느즈막한 나이에 꿈꾸던 길로
솔레미오 건대점 하태희

하태희(36) 점주는 외식 창업이 꿈이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꿈과는 다소 먼 거리에서 한 걸음씩 다가갔다.

택배업 5년, 운수업(대형냉동차)7년 등으로 사회경력을 닦은 하 점주는 서른 여섯이라는 나이에 생소하기만 했던 스파게티 전문점 솔레미오를 오픈하고 운영하게 됐다.

하씨는 제과점·주류전문점 등 많은 업종 중에서도 스파게티 전문점을 선택했다.

평소 관심만 가지고 있었던 분야였지만, 창업박람회를 통해 솔레미오를 만났고 직접 아이템 설명을 들으며 ‘아 이거다’라는 강한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운수업으로 모아놓은 종잣돈을 활용해 작년 11월부터 창업을 준비했다.

하씨는 대표가 직접 뛰고 관습적으로 일처리를 하지 않는 솔레미오를 보면서 든든하고 신뢰가 된다고 판단,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이런 저런 고민과 선택으로 일시 중단됐던 창업 진행을 올 5월에 다시 시작해 드디어 지난 8월 초에 문을 열게 됐다.

하씨는 솔레미오 건대점이 여대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아이템이라고 자신한다.

가격면에서도 경쟁업체에 비해 저렴하고, 분위기 또한 아기자기하면서도 자연스러워 여심을 녹이고 있다고.

고목을 사용해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매장은 꽃 장식 소품 등을 사용해 포인트를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40여 가지에 이르는 각 메뉴들이 각자 독특한 맛을 내고 있다. 고추장소스가 가미된 해물소스 스파게티, 크림소스 스파게티, 스테이크, 피자, 리조또, 도리아, 돈까스, 샐러드 그리고 음료 및 주류도 갖췄다. 해물소스 스파게티는 기존 스파게티의 느끼한 맛을 우리 입맛에 맞게 개발한 것.

하씨는 “여대생들이기 때문인지 까르보나라에 대한 맛 평이 좋다. 크림소스 양이 충분해 여학생들의 입맛에 맞고 가격도 6800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인가 보다”고 전했다.

주 고객이 여대생이기 때문에 직원교육도 깐깐하게 진행하고 있다. 섬세한 여성 고객의 입맛과 서비스를 만족시키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서비스마인드를 강조한다고.

하씨는 “고객과의 첫 눈 맞춤이 중요하다”며 “밝은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환영 멘트와 눈높이를 맞춘 메뉴설명 등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34평 규모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하 점주는 우선 사업이 확장 이전하는 것이 목표다.

자리 좋은 곳으로 규모를 확장해 이전하는 것이 당분간의 꿈인 하 점주가 이 꿈을 향해 어떤 행보를 하게 될지 기대된다.

02-2291-2500


명예퇴직, 동업 이후 홀로서기
치어스 비산점 이정현

웰빙형 비어 레스토랑 ‘치어스’(www.cheerskorea.com) 비산점을 운영하는 이정현(38)점주는 학교를 졸업하고 건설과 유통업 계열 대기업에 입사하여 8년 정도 근무하다가 IMF로 인해 회사 상태가 악화되면서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직장을 정리하고 나니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스러웠습니다. 주위의 친지들과 분당의 치어스 매장을 자주 방문했었는데 음식이며 분위기가 딱 마음에 들었죠”

회사생활에 익숙해 있던 터여서 이씨는 구성점을 오픈하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동업 형태로 매장을 오픈했던 이씨는 홀로서기를 고민하다가 적절한 때에 치어스 비산점을 오픈했다.

“매장 운영 경험에 자신이 없던 터라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자 한 동업이었고 그때 축적된 노하우로 치어스를 운영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동업형태를 벗어나 독립하겠다는 생각을 굳혔고 그래서 지금의 치어스 비산점을 오픈하게 된 것이죠”

맥주전문점임이 분명한데도 패밀리레스토랑과 같은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에 넓은 공간으로 어린이 고객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물론 부모와 함께 방문한다.

치어스 비산점은 아이들의 생일 파티 장소로도 인기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 생각에 생일파티에는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보통 생일파티에는 어머니들이 참석하지 않고 어린이들끼리 모이는 경우가 흔하다.

이곳에서는 아이들 생일파티를 핑계 삼아 엄마들이 모임을 갖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이씨는 “사실 아이들의 생일파티라기보다는 엄마들의 생일파티죠. 아이들은 한쪽에서 슬림피자나 치킨나쵸, 치킨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시켜 음료수에 생일파티를 하고 그 옆 테이블에는 엄마들이 모여서 즐거운 한때를 보냅니다. 맥주 전문점이 저녁시간 때에 매출이 집중되다 보니 낮 시간 때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아이디어인데 매장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

한편 이씨는 매장운영과 관련해서 항상 두 가지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첫 번째는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두 번째는 처음처럼 초심을 잊지 않기라는 것.

“뻔한 얘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기본적인 두 가지를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기보다는 점주의 눈으로 볼 때가 많죠. 그때마다 고객 한 분 한 분이 나를 살찌운다라고 생각하며 두 가지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치어스 비산점은 한 달 평균 48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080-445-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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