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취향 맞춘 맥주의 다양한 변화

비어플러스

일제 시대 신지식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맥주는 이제 가장 대중적 아이템 중 하나가 됐다. 병맥주와 캔맥주, 생맥주로 비슷한 맛과 모양을 유지해온 맥주는 이제 식이섬유가 들어있는 맥주부터 색과 도수가 다른 기능성 맥주까지 진화를 거듭해왔다.
맥주전문점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맥주와 오징어, 과일로만 연상되던 맥주전문점은 찾아볼 수 없다. 이제 다양한 퓨전요리와 함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맥주를 맛보고 즐길 수 있게 됐다.


정통 생맥주전문점의 재도약

생맥주전문점이 프랜차이즈화 된 것은 1994년 4월 하이트 맥주가 ‘하이트 광장’사업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그 때 하이트 광장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지하공간이 아닌 2층에 들어서 밝은 카페형 생맥주전문점으로 탄생했다. 하이트 광장은 등장 첫 해 100호점을 여는 큰 인기를 끌었다.

요즘 그 열기가 식긴 했지만 여전히 하이티어, 하이트 비어 플러스, 하이트클래스, 랜슬럿, 백두대간 등 11개의 프랜차이즈본부를 두고 전국 900여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100여 가맹점을 연 비어플러스(www.beerplus.co.kr)의 체인본부인 (주)정민프랜차이즈는 기존의 비어플러스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했다. 자체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빵과 소시지를 결합한 와일드소시지 등 18종의 새 메뉴를 내놓은 것.

또 사업을 시작한 뒤 매년 2회씩 새 메뉴를 꾸준히 내놓아 고객의 취향변화에 적극 대처해 왔다.

모든 메뉴는 개별 포장되어 가맹점으로 배송된다. 이로써 위생적인 관리와 함께 조리의 편리함을 더했다.

경쟁사인 OB맥주는 OB파크, 오베로 등 100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공식체인본부인 (주)F.C이노베이션을 통해 고품격 바비큐 치킨펍인 ‘닭'S(www.daxx.co.kr)’ 체인사업을 벌이고 있다. 명품치킨 생맥주전문점을 표방하는 닭스는 한국적 소스와 일본 나고야 풍 닭 날개요리를 합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깻잎과 각종 야채에 싸먹을 수 있는 쌈닭은 다이어트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다. 전체 50여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2400만원선이다.

주방장이 직접 신선한 재료를 써서 안주로 내놓는 곳도 있다. 패밀리레스토랑과 맥주전문점이 합쳐진 ‘치어스(www.cheerskorea.com)’.

맥주만 판매하는 주점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치어스 메뉴는 냉동이 아닌 신선한 재료를 매장에서 직접 주방장이 조리해 고객에게 공급한다. 주방 조리장 및 도우미를 본사에서 지원해 잦은 인사나 높은 인건비로 인한 창업자 부담도 줄였다. 30평 기준 8500만원(점포구입비 제외)의 창업비용이 들어간다. 치어스는 6년간의 실전경험과 직영점 2곳을 통해 성공을 검증해왔다.


기능성 생맥주전문점

더 색다르고 더 시원하게 맛있는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전문점도 있다.

550여개의 국내 최다 가맹점을 운영 중인 ‘쪼끼쪼끼(www.jjokki.com)’는 몸에 좋은 각종 원액을 넣은 ‘컬러맥주’로 인기다. 국내산 매실 농축 원액을 첨가한 ‘그린생맥주’, 홍삼 원액을 넣은 ‘홍삼생맥주’, 복분자 원액을 섞은 ‘복분자생맥주’와 ‘비타생맥주’등은 남성고객에게 인기만점. 여성고객을 위한 원두커피향의 ‘커피생맥주’, 달콤한 ‘석류생맥주’등도 고객의 눈과 입을 자극한다.

‘자연냉각방식의 크림생맥주 전문점’이란 슬로건의 ‘플젠(www.plzen.co.kr)’은 생맥주를 뽑아내는 기계인 디스펜서를 자체 개발해 새로운 생맥주를 선보였다. 플젠은 얼음이 가득 담긴 이동식 디스펜서를 이용, 크림형태의 생맥주를 만든다. 전기냉각이 아닌 얼음을 이용한 냉각방식으로 더욱 시원하다.

또 크림형태의 거품이 탄산증발을 막아 상쾌하고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프리미엄급 병맥주 이상의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크림만 따로 주문하는 고객들이 있을 정도다.


마니아를 위한 맥주전문점

1990년대가 정통 생맥주전문점 시대였다면 2000년대 들어선 맥주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을 위한 맥주전문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세계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세계맥주전문점과 브루어리맥주라 불리는 수제맥주 전문점이 그것이다.

동남아와 캐나다, 미국, 멕시코 등 20여 국가, 80여 종의 맥주를 선보이고 있는 ‘와바(www.wa-bar.co.kr)’는 2000년 국내 최초로 세계맥주전문점을 선보이며 230여 매장을 운영 중이다. 갖가지 다양한 세계맥주를 중앙 아이스바에 넣어 손님이 직접 골라 마실 수 있게 한 게 특징이다. 현재 헐리우드, 빠샤, 올댓비어, 오딧세이 등 10여개의 업체가 세계맥주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2002년 2월 주세법이 개정된 뒤 생겨나기 시작한 하우스맥주전문점은 자체 양조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브루마스터가 저마다 독특한 맛과 색의 맥주를 만들어 생맥주마니아를 위한 곳이다.

하우스맥주는 열처리 및 살균을 하지 않아 효모, 미네랄,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가 그대로 살아있어 인체의 정장작용, 피부미용, 노화방지 등의 기능성 음료로써도 가치가 높다.

고품격 펍 레스토랑을 지향하는 ‘비어팩토리’(www.riceball.co.kr)에서는 독일 뮌헨지방의 밀맥주 계열의 ‘헤비바이젠’, 흑맥주 계열의 ‘둥클레스’와 ‘크리스탈 바이젠’, 북미의 ‘브라운 에일’ 등 7가지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안주 및 식사메뉴도 독일 현지 레스토랑 출신의 조리장이 독일식 치킨, 독일식 화이트 소시지, 바비큐 등 40여종의 정통유럽식 안주를 제공한다.

또 분기별 프로모션 이벤트기획, 공연문화기획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문화공연 티켓을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등 단순한 술집이 아닌 유럽형 프리미엄 펍을 지향한다.

하우스 맥주전문점은 직접 만들어야 하는 아이템의 특성상 위탁운영 방식의 11개의 매장이 영업 중이다.

맥주전문점은 고객 나이층과 취향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크게 나는 업종이다. 때문에 상권과 입지선정, 목표 고객에 따른 아이템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또 계절적 요인이 많이 작용해 개점시기도 매장 운영계획에 따라 잘 선택해야 한다.

여름철이 성수기라고 무조건 여름철에 오픈하는 것보다 초보창업자라면 이른 봄에 개점해서 매장운영에 대한 기술과 경험을 충분히 쌓아 성수기에 대비하는 게 한 방법이다. 만약 초보창업자가 무리하게 성수기에 개점하면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관리가 어려워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창업 성공 점포주 인터뷰
생맥주전문점 <비어플러스> 광화문·여의도점

1년 만에 점포 두 곳 열어

국민은행에 다니던 문정일(34) 씨는 5년 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단골이던 프랜차이즈 맥주전문점 창업을 결심했다. 주위에선 왜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고 고생을 하느냐며 말렸지만 문씨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지금도 회사생활 보다 장사가 더 적성에 맞는다”고 말했다.

문 씨는 대학 때부터 전공과 상관없는 창업을 생각했다. 물론 부모님 만류로 접었지만 그 뒤에도 머릿속엔 창업이란 두 글자가 지워지지 않았다.

직장을 다니며 모은 자금으로 창업을 결심한 문씨. “창업 아이템을 고르는 데 특별히 고민하진 않았습니다. 평소 단골로 다니던 맥주집이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다양한 메뉴로 경쟁력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몇 가지 사전 조사만으로 바로 아이템을 정했습니다.”

9년째 장수브랜드인 점과 하이트맥주(주)와 공식계약을 맺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는 문씨는 직장을 다니며 6개월간 창업을 준비했다. 그는 회사근처인 서울 광화문만한 상권이 없다고 판단, 바로 점포계약을 했다. 가게 인테리어공사를 하는 동안 인터넷검색을 통해 창업에 대한 기본적인 기사와 정보를 검색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점에 살다시피 하며 관련서적을 읽었다.

문씨는 2004년 10월 창업비 2억원을 들여 40평 규모로 비어플러스 광화문점을 열었다. 그는 월 매출이 2500만원에 이르는 등 수입금액이 오르자 2005년 7월엔 6억원을 들여 비어플러스 여의도점을 하나 더 열었다. 영업을 잘하는 것으로 주위에 소문이 나 2호점의 경우 대부분 투자를 받아 개점했다.

광화문점 매출도 꾸준한데다 100평 규모의 여의도점은 월평균 6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문 씨는 “생맥주와 함께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느낌으로 2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한 고객이 주 목표층”이라며 “각각의 매장에 믿을만한 점장을 한명씩 뒀지만 여의도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이거저거 골치 아픈데 시골 가서 농사나 짓지 하는 분들이 농부들에게 무지하게 혼났다는 것처럼 가게, 정말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며 충고하는 문씨는 “공짜로 돈 버는 일은 이 세상에 없다. 오랜 고생 끝에 만들어진 가게를 도깨비방망이 두드리면 나오는 것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