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프랜차이즈 총 결산

기린아 리치푸드(주) 여영주 대표

올해 들어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프랜차이즈 시장은 회복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일부 유망아이템과 창업 아이템들이 소개됐지만, 그 조차도 경제불황에 묻혀 불발로 끝났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등이 이렇다 할 성장세를 기록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본지는 2007년을 마무리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현실을 되짚어봤다.

산업자원부, 한국유통물류진흥원,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2005 프랜차이즈산업 실태조사’(2005년 7월말 현재 기준) 자료를 보면 국내 가맹본부는 2211개, 가맹점은 28만4182개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 이후 가맹본부 38%, 가맹점 137%의 성장을 이뤘지만 2005년 이후 산업성장은 제자리 돌기를 반복하고 있다.


국내 가맹본부만 2천개 돌파

프랜차이즈 부진의 가장 큰 요인에 대해 관계자들은 유망아이템 몰락이라 말한다. 이는 펀드를 통한 재테크 열풍, 아이템의 차별성 부족과 프랜차이즈 시스템부재에 따른 영향 때문이다.

또 업계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개선과 진흥에 중점을 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개선’을 산업자원부는 ‘진흥’을 내세워 상반된 입장을 보여 업종 종사자들로부터 자기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원성을 샀다.

공정위의 경우 지난해 10월 가맹사업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 지난 7월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다.

지난 9월27일에는 가맹금 예치제 및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 등록제 도입, 등록된 정보공개서 제공 의무화 그리고 가맹점사업자의 계약갱신 요구제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한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가맹점사업자 및 희망 창업주들의 권익강화란 명목으로 개정안이 추진됐지만, 업계의 반발도 끊이지 않았다. 발표안의 내용이 사업 활성화보다 규제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두고 정부와 업계는 팽팽히 맞서면서 공방전을 펼쳐 결국 각각의 공청회 개최로 각자의 입장을 주장했다. 따라서 업계의 발전보다 공정위 밥그릇 챙기기로 비쳐졌다.

공방은 가맹사업법 개정안 통과 후에도 이어졌으며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령를 입법 예고했지만, 업계의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고 오히려 높아졌다.

결국 공정위는 업계의 의견을 감안, 지난 4일 입법예고 했던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중 일부 항목을 완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산자부는 프랜차이즈 시장 진흥에 중점을 두고 가맹사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 지난 11월23일 국회에 통과됐다. 이에 시행령, 시행규칙 등의 작업을 거쳐 내년 7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가맹사업진흥법은 가맹사업 진흥 및 지원과 가맹사업 창업 지원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정위는 개선, 산자부는 진흥방침

주요내용은 전문 인력 양성, 해외진출, 브랜드 국제화 적극 지원 그리고 우수 프랜차이즈 인증제 도입 등이며 특히 일부 항목은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2007년 사업계획’으로 발표한 내용이 포함돼 업계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내년부터 개정 가맹사업법과 가맹사업진흥법 시행이 확실시된 가운데 업계변화도 조목 받고 있다. 한걸음 앞선 변화와 노력으로 2008년 기상의 구름이 걷히고 정부 업계 종사자 모두 힘을 모아 늦춰진 업계의 발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프랜차이즈 기린아 리치푸드㈜ 여영주 대표 인터뷰

최근 퓨전떡찜전문점 ‘크레이지페퍼’를 오픈해 피쉬&그릴, 짚동가리쌩주를 포함 총 500개의 가맹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리치푸드 여영주 대표를 통해 2007년 프랜차이즈 위상과 비전에 대한 고견을 들었다.

-금년도 유망 아이템이 몰락한 이유는.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와 잠재 창업자인 직장인들이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 재테크로 부를 축적하는 길을 선택했다. 반면 창업시장은 활기를 잃은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아이템들 간 차별성 부족해 창의적사고와 연구·개발 없이 모방을 통해 시장에 진입한 아이템이 많아 예비창업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셋째, 시스템이 부재로 아이템이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경우 초기 몇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것은 용이하나 늘어날수록 관리 시스템이 부족하면 도태된다.
프랜차이즈는 생산, 유통, 소매, 교육, R&D, 마케팅과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인력이 필요하고 이러한 시스템을 갖춘 기업만이 시장에서 승자로 남을 것이다.

-가맹점주 권익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노력은.
▲우리 기업의 슬로건은 ‘같이하는 성장, 함께 하는 행복’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각 가맹점 상권을 보호의 일환에서 동일 브랜드 및 유사브랜드로 입점 시키는 것이다.
또 점주들의 의견반영을 위해 지식몰을 구성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한다. 오프라인에선 지역별 가맹점주 모임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점주 간 정보공유 및 건의사항을 협의해 본사로 전달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맹점주들의 최대 관심사인 수익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메뉴개발, 마케팅 지원에 노력한다. 피쉬&그릴의 경우 연말시즌을 맞아 신메뉴 출시, 힙합가수 바비킴이 부른 CM송 제작, 라디오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가맹점주들이 상권 내 여러 점포를 운영하는 경영자 마인드를 갖출 수 있도록 동기부여로 지속적인 상호성장을 유지할 계획이다.

-공정위의 가맹본부 등록부담 완화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프랜차이즈 비지니스를 육성·지원하기 보단 통제를 위한 조항들이 남아 있다. 국가에 기여하고 있는 경제적 효과와 고용창출 효과에 비춰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가맹사업법 개정으로 인해 건전하지 못한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퇴출로 시장이 정화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현실을 간과한 일부 조항들이 건전한 마인드를 갖춘 기업들의 활동에 장애가 돼 애꿎은 기존 가맹점주들과 가족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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