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코드 맞추기 인사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노대통령은 집권 여당내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지난 3년간 노대통령은 좌파 코드에 맞고 개인적 아첨과 충성심만 확인되면, 자격이야 미달하든 말든, 국민들의 조롱거리가 되건 말건, 장관 자리에 앉혔다. 그런 각료 인사는 소대장을 사단장에 임명하는 격이고, 근본이 안된 사람을 중용하는 것이며, 수련의를 종합병원 원장에 보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노대통령의 각료 인사를 ‘오기’와 ‘좌파 코드인사’라고 하며 ‘참여 정부’를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한다.노무현씨는 2002년 12월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자신의 정부를 ‘참여 정부’라며 모든 국민들의 국정 참여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민들의 참여 폭을 넓히기 위해 각료 인선도 국민들의 추천에 따르겠다고 했다. 보름 동안 국민들로부터 인터넷·전화·직접접수 등을 통해 장관 추천을 받았다. 18개 부처 장관 자리에 1,870명이 추천되었다. 100대 1이 된 셈이다. 그러나 최종 각료 임명은 노대통령 충성파와 운동권 좌파 코드 사람들로만 채워졌다. 각료직은 개인적 충성도와 좌파 코드에 따라 미리 내정해놓고 국민들로부터 수천명의 추천을 받아 들러리를 세운 것이다. 그 때부터 노정권은 솔직하지 못하고 거짓말하며 ‘참여 정부’가 아니라 ‘좌파 정권’이라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저같은 노대통령의 코드 인사는 5·16 군사 쿠데타 직후 군부의 각료 임명을 방불케 했다. 5·16 쿠데타 세력은 정부 각료직을 포함, 요직에 쿠데타 가담 군인들을 임명했다. 소령이 장관이 되기도 했다. 노정권도 5·16 쿠데타 세력처럼 재야 운동권 출신들로 각료 자리를 대체로 채웠다. 5·16세력이 쿠데타 코드에 맞추었다면, 노정권은 운동권 코드가 기준이었다,5·16 쿠데타 세력은 전문지식 유무를 따지지 않고 그저 군사 쿠데타에 가담했느냐, 아니면 충성도가 열렬하냐, 그것만 가려냈다. 그 결과 해괴망측한 일이 벌어지기 일쑤였다. 어느 날 국가재건최고회의의 기자 회견장에서 일어났던 일이다.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측은 통신사를 언론기관이 아니라 군부대의 통신부대로 착각했다. 그래서 최고회의측은 통신사 기자를 자격이 없다며 나가라고 요구해 그 통신사 기자는 쫓겨날 뻔 했었다. 군부가 드러낸 무지의 단면이었다.노무현 정권의 각료인사도 5·16 쿠데타 세력과 같이 운동권 코드와 개인적 아첨및 충성도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좌파 운동권 코드와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만 남보다 앞장서서 보여주면, 전문성과는 관계없이 임명해 국민들의 실소를 자아내기 일쑤였다.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5·16 쿠데타 세력과 노무현 좌파 세력은 서로 우와 좌의 반대편에 서 있다. 그러면서도 둘은 같은 데가 있다. 둘은 급진적으로 기존 체제를 뒤엎으려 한다는데서 공통점을 지닌다. 둘은 기존 세력을 청산의 대상으로 삼는다. 둘은 각료 등 주요 인사에서 전문성을 도외시한채 코드와 개인적 아첨및 충성도만을 중시한다는데서 또한 같다. 5·16 쿠데타 세력과 좌파 정권의 코드 인사를 지켜보면서 한 가지 값진 교훈을 얻었다. 우파나 좌파나 간에 급진세력은 국가를 뒤죽박죽으로 뒤집어 놓는다는 것, 그것이다.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자유민주주의의 발전을 파괴하고 국가를 대결과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어 내출혈을 강요한다. 글로벌 국제 경쟁속에 국가의 발목을 잡는다. 비록 자신들은 근본이 안되었다해도, 각료들만은 인격과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로 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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