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을 감싸고 돌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의 편파적인 변씨 두둔은 대통령으로서의 공정한 판단력을 의심케 한다. 그가 지난 5년 동안 체통잃은 편들기를 되풀이 해 왔다는데서 더욱 그렇다.

그는 지도자로서 ‘꼭 필요한 자질’ 다섯 가지 ‘덕목’을 스스로 꼽았다. ‘성실 공정 신뢰 절제 헌신’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는 제식구를 계속 역성들고 나섬으로써 지도자로서의 꼭 필요한 ‘공정성’을 상실했고 국민들로 부터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노대통령의 제식구 편들기는 취임 2개월만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범법 혐의자 안희정씨에 대한 영웅 만들기로 부터 시작 되었다.

안희정씨는 노대통령의 최측근 이었다. 그가 기업들로부터 검은 돈 받은 죄로 쇠고랑을 차게 되자, 노대통령은 “안희정씨는 오래전부터 나의 동업자이자 동지였다”며 “나를 위해 일했고 나로 말미아마 고통받고 있다”고 2003년 5월1일 한 방송를 통해 공언했다.

저같은 노대통령의 발언은 안씨가 ‘나의 동업자’이니 선처해달라는 압력으로 들렸다. 아닌게 아니라 그후 그의 지지세력은 안씨를 ‘정치적 양심수’라며 석방하라고 맞장구 치고 나섰다. 노대통령의 안씨 감싸기는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고 국가 법질서 마저 왜곡케 했다.

노대통령의 편들기는 그로부터 3개월만에 또 다시 재연되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세 아들 모두가 줄줄이 뇌물 먹은 죄로 법정에서 판결을 받았거나 기소
된 때 였다.

2003년 8월 27일 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 아들이 별것 아닌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누구 감독받지 않는 검찰, 지속적으로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이 김 전대통령 아들을 처벌하면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겁주기로 들렸다. 그런 협박성 막말은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될 반준법적 언어 였다.

노대통령은 2006년 7월 25일에도 장관을 싸고 돌았다. 당시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우리 국민들을 불안케 하자. 엉뚱하게 미국 책임이라고 덮어 씌웠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미국이 가장 실패했다”고 딴소리 했다. 그 무책임한 말에 국민들의 비난 목소리는 격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노대통령은 한국장관이 미국의 실패를 “말하면 안되느냐”며 “그러면 북한 목조르기라도 하자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그의 장관 역성들기는 대통령이 국가의 안위 보다는 제식구 감싸기에만 여념이 없음을 드러냈다.

이윽고 노대통령은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비호에 발벗도 나섰다. 변씨는 신정아 동국대 교수 변측 임용 문제와 관련해 배후 인물로 지목돼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 있던 중이었다.

노대통령은 변씨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어 가자, “요즘 깜도 안되는 의혹이 많이 춤을 추고 있다”고 8월31일 거침없이 내뱉았다. 그는 거기서 그치지않고 3일 후에는 “꼭 소설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변씨는 죄가 없다는 엄호였다. 그러나 곧 바로 변씨는 신씨의 배후 인물이고 그녀와의 부적절한 관계까지 들통나고 말았다.

취임 3개월부터 시작돼 퇴임 5개월전까지 드러난 노대통령의 제식구 역성들기는 그가 대통령으로서 갖춰야 할 공정성과 신뢰성을 상실했음을 반영한다.

그는 공정과 신뢰를 상실함으로써 대통령 “깜도 안되는”게 아니냐는 불신을 자아냈다. 이 나라가 지난 5년 동안 갈등과 혼돈의 나락으로 떨어진 연유도 노
대통령의 객관성 상실에 있지 않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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