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386 세대 측근들은 5년 전 대통령 선거 때는 물론 집권 후에도 “우린 다르다”고 유별나게 강조했다. 기성 사회는 도덕적으로 타락했고 썩었으나 자신들만은 참신하고 깨끗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노대통령 측근들은 권력을 잡자마자 “우린 다르다”가 아니라 더 추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입으로는 다르다면서 행동으로는 악덕 기성 세대를 뺨칠만 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은 자신들에 대한 죄상이 들통나면, 반성 대신 “아니다”라고 잡아떼는 간교함도 드러냈다.

노대통령의 386 세대 최측근이었던 안희정씨는 2003년 3월 자신이 소속한 민주당 구주류를 “파렴치한 기득권자”라고 비난했는가 하면, “후안무치”하다고 했다. 그러나 노대통령이 “나의 동업자”라고 추켜세웠던 안씨는 기업들로부터 검은 돈 챙긴 죄목으로 정권 출범 두 달만에 수사를 받기 시작했고, 결국 오랏줄에 묶였다. 그 자신이 ‘파렴치’하고 ‘후안무치’한 죄인이 되고 말았다.

노대통령 취임 넉달만엔 그의 또 다른 측근인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청주까지 내려가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던 사람을 비롯 몇몇과 새벽까지 술판을 벌였다. 그는 빗발치는 비난 여론속에 청와대를 떠나야 했다.

또 다른 노대통령의 386 최측근인 이광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2003년 비리와 관련된 문제가 계속 번져가자 청와대를 물러나야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가 “한나라당의 모함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나라당에 전가했다. 그밖에도 그는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낸 후 병역면제를 받은 사실이 밝혀져 떳떳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어 노대통령의 ‘영원한 집사’로 알려진 최도술 청와대 총무비선관도 검은 돈 거래 혐의받았다. 그는 끝내 기소되었다.

급기야 청와대의 국정홍보비서관실의 비서관인 이승씨는 아내를 목졸라 살해가기에 이르렀다. 운동권 출신의 이비서관은 청와대 여직원과 교제하면서 같은 운동권 동지였던 아내에게 의심받던중 부부싸움 끝에 죽였다. 그의 끔찍한 살인은 청와대 역사상 행정관으로 처음 있는 일로서 대통령 보좌진의 흉칙한 단면을 노정시키기에 족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얼마 전에는 노대통령의 386 측근인 정윤재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건설업자로부터 뇌물 수수 혐의가 드러나 사법처리 대상으로 떠올랐다. 정씨도 자신의 비리 의혹을 제기한 신문사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깨끗한체 했다.

뿐만아니라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은 가짜 박사 신정아씨 비호 혐의로 사직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변씨 또한 자신에 대한 의혹이 언론에 잇달아 보도되자, 천연덕스럽게 관련 언론사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능청을 떨었다.

노대통령은 변씨의 의혹에 대해 “깜도 안되는 의혹이 요즘 많이 춤추고 있다” “꼭 소설 같다”고 두둔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 실장에 그 대통령이다.

이쯤되면 청와대 부속실은 대통령 보좌진의 지엄한 곳 이라기 보다는 잡범과 흉악범의 대기실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된다. 대한민국의 권력구조가
내각 책임제였다면, 노정권은 벌써 불신임을 받고 쫓겨난지 오래였을 것이 틀림없다. 문제의 측근들은 경무대 이후 역대 정권들중 가장 수준 미달이었다는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린 다르다”고 했지만, 그들은 더 못했고 ‘파렴치’ 했으며 ‘후안무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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