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결점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달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말씨와 자세에서 대통령할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자백했다.

노대통령의 자백대로 그는 막말하고 자신이 한 말을 자주 뒤집었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두 달만에 고약한 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던 측근 안희정씨를 “나의 동업자이자 동지”라고 공언했다. 지하 조직의 두목이 의리를 지키기 위해 부하를 감싸고 도는 말씨 같았다.

그는 그로부터 3주일만에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고 토해냈다.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한 말씨였고, 국민에게 불신을 안겨준 막말이었다.

그 다음 날 또 그는 대한민국이 국외에서 볼 때 “개판 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도” 운운했다. 시정잡배들의 술자리에서나 오고갈 비속어였다.

그는 이미 대통령 후보 시절 이회창 대통령 후보를 향해 “당신 양아치냐”고 퍼부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대선 후보 때 “남북대화만 성공하면 나머지는 ‘깽판’쳐도 좋다”고 내뱉어 깡패 사이에서나 즐겨 쓰는 막말을 연상케 했다.

노대통령의 말씨와 자세 문제는 막말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잘 뒤집었다. 그는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2002년 7월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정략적으로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퇴임 넉 달을 남겨두고, 그것도 대선 직전에 김정일과 정상회담 했다. 그의 정상회담 강행은 “정략적 이용”이란 비판을 받았다. 5년 전 정략적 이용이라고 비판했던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이나 다름없다.

2005년 8월 그는 앞으로 퇴임하게 되면, “임대주택에서 살다가 더 나이들면 귀촌(歸村:고향으로 돌아감)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지만 그는 그로부터 1년여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고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1300평 대지에 으리으리한 저택 짓기를 서둘기 시작했다. “나이들면 귀촌하겠다”던 말을 얼마못가 없었던 걸로 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 당선 시절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는 취임 2주일 만에 “현 검찰 수뇌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비토함으로써 검찰총장이 떠나도록 간접 압박했다.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한다던 자신의 말을 곧 바로 뒤집었고, 그의 사표 압력에 당시 검찰총장은 즉각 사임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내가 인덕이 모자라 그런지… 내 입도 거친것 같다. 조심하겠다”고 자숙의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하고서도 거친 말을 계속 토해냈다. “조심하겠다”던 약속을 깬 것이다.

그는 2004년 2월 자신이 “빨리 배우고 변하고 있다”면서 주위 사람들이 “학습능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한다며 자화자찬했다.

그렇지만 그는 그후에도 계속 막말을 뱉어냈고 한 말을 뒤집기 일쑤였다. 그는 빨리 배우지 못했고 변하지 않았으며 학습능력이 처지고 있었음을 드러냈다.

결국 그는 퇴임 4개월을 남겨놓고 “말씨와 자세에서 대통령할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학습능력이 뛰어나다”느니, “빨리 배우고 변한다”느니, 자찬만 할게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품위있는 말씨를 빨리 배웠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5년 동안 배운게 없고 변한게 없다. 그는 준비안된 거친 말과 뒤집기로 대통령의 품위와 권위를 ‘깽판’쳐 놓고 청와대를 떠나게 되었다. 퇴임 후라도 제발 품위있는 말솜씨를 빨리 배우고 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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