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7월초 까지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매일 밤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북한의 금강산 관광 한국 여인 사살과 관련해선 이상하게 조용하다.

7월 11일 53세의 남한 주부 박왕자씨가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가 북한 경비병에 의해 잔혹하게 사살됐다. 북한군은 손님으로 찾아간 관광객, 그것도 50을 넘긴 주부를 확인 사살하고서도 사과한마디 없다. 도리어 남한의 잘못이라며 남측이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박왕자씨 사살과 뻔뻔스런 작태야 말로 대대적인 반북 촛불시위를 벌이고도 남을 만한 반인륜적 만행이었다. 하지만 서울 광장에는 촛불이 켜지지 않고 조용했다.

조용한 서울광장 모습을 보면서 2002년 효순·미순 두 중학생 추모 촛불시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도 북부 지역에 사는 두 여중생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농촌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둘은 그 때 마침 기동훈련중이던 미군 장갑차에 치여 불행하게도 사망했다. 운전병의 실수에 의한 단순 교통사고 였다.

하지만 친북반미 세력은 이 교통사고를 고의에 의한 살해로 왜곡하며 험악한 반미 촛불시위로 몰아갔다. 서울 광장엔 수만명의 촛불시위자들이 들끓었고 전국으로 번졌다. 촛불시위는 반미친북 세력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었고 철부지 초등학생이 혈서를 쓰는 지경으로 치달았다.

결국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깊은 애도와 유감”을 표명하며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의도적인 북한의 박왕자씨 사살과 관련해서는 대북 규탄 촛불시위를 볼 수 없었다. 효순·미선 양의 사망은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 였는데 반해, 박왕자 여인 사살은 정조준해 확인 사살까지 한 짓으로 묵과할 수 없는 중대 도발이다.

반북 촛불시위가 벌어지지 않은 이유는 자명하다. 친북좌파 세력이 촛불시위를 벌인다면, 그것은 반미 시위가 아니라 반북 시위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그동안 대규모 촛불시위는 주로 친북반미 세력에 의해 주도되었고 반미선동의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그래서 친북반미 세력은 반북을 외쳐대야 할 반북 촛불시위를 덮어버린 것이다.

만약 박왕자 여인을 미국 경비병이 사살하였다면, 반미친북 세력은 효순·미선 촛불시위 보다 더 극렬하게 나섰을게 분명하다. 그러나 그들은 북한군의 만행이었기에 모른채 했다

미친북 세력의 촛불시위 목표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데 있다. 그같은 불순한 의도는 경찰이 압수해 발표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한국진보연대 문건에서 드러났다. 그들의 문건은 촛불시위의 “진정한 목표는 이명박 정부를 주저앉히는 것”이며 “사회를 마비 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5,6월 두 달간의 촛불시위로 국가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무려 2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촛불시위 인근의 상인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을 입혔다. 장사가 안돼 참다못한 상인들이 촛불시위 반대 집회를 열었는가 하면, 시위 주도 단체들과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촛불시위는 국가 교란책동으로 그치지 않고 국민 경제를 거덜나게 한다. 순수한 의사 표시로서 촛불시위는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촛불시위 뒤에 숨어있는 음습한 흉계를 직시, 부화뇌동하며 함부로 따라나설게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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