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장관이 7월 2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서 바른 말을 하여 많은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한 기자가 대북 제재와 관련해 북한의 추가도발을 우려하는 질문을 하자. 유 장관은 “북한한테 당하고도 계속 봐달라고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였다. 이어 그는 “젊은이들이 한나라당을 찍으면 전쟁이고 민주당을 찍으면 평화라고 해서 다 넘어가고…이런 정신 상태로는 나라를 유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을 분쇄하기 위해선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였다. 실상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을 찍으면 전쟁이 날 수 있다”면서 6·2 선거는 “평화세력과 전쟁세력의 대결”이라며 전쟁 공포분위기를 띄웠다.

그밖에도 유 장관은 ‘진보적인’ 젊은이들이 “왜 민주주의의 좋은 점을 다 누리면서 북한을 옹호하느냐, 북한에 가서 살지…왜 군부독재와 싸워 민주주의를 이룩하고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것은 찬양하면서 북한 독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유 장관의 7·24 발언에 대해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7월 26일 성명을 통해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유 장관의 발언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국민의 신성한 주권행사를 비하하고 왜곡한 반민주적 폭언”이라며 “사퇴 사유를 넘어 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견강부회하였다.

하지만 유 장관의 7·24 발언은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거나 ‘국민의 신성한 주권행사를 비하’한 ‘폭언’이 아니다. 단지 젊은이들이 전쟁에 겁먹는 등 나약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 였다. 대한민국 정부 각료로서 충분히 젊은이들에게 교훈삼아 던질 수 있는 지적이었다. 또한 북한에 가서 살라는 유 장관의 말도 사사건건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물어뜯으면서 수십만 내지 수백만을 굶겨죽인 김정일의 폭압 독재권력에 대해선 한 마디도 말 못하며 도리어 그를 추종 하는 종북주의자들에 대한 질타였다.

그런 맥락에서 “사퇴 사유를 넘어 형사상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는 천 의원의 주장이야 말로 ‘폭언’이 아닐 수 없다. 혹시 천 의원은 15개월 전 유 장관이 국회에서 자신을 두고 혼잣말로 막말한데 대한 반감이 아직 삭여지지 않아 유 장관을 물고 늘어진 것은 아닌지 추측된다. 2009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민주당 의원들의 격한 반대 소란속에 통과되었다. 그 때 거친 말로 소문난 천 의원이 외통위 소속이 아니면서도 들어왔다. 김종훈 외교통상교섭본부장이 마이크가 켜 진 것도 모르고 유 장관에게 “천정배는 왜 왔나”하자, 유 장관은 “여기 왜들어왔어. 미친x”이라고 했다. 결국 유 장관은 천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정식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유 장관의 당당한 소신 피력은 이번 만이 아니다. 그는 작년 9월 18일에도 “북한의 핵무기는 남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잘라 말 했다. 이어 그는 북핵을 미국과의 협상용이고 “남한을 향해 쏘겠느냐고 하는 것은 순박한 생각이고 위험하다”고 경고하였다. 여기에 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반공강연”이라고 반박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 있느냐고 다그쳤다. 여기에 유 장관은 북한의 남한 적화 목표는 “노동당 규약에 나와 있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그렇게 말 하는 게 도리”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MB각료들이 야당과 북한 김정일의 반발과 ‘폭언’이 무서워 하고싶은 말도 못했으나 유 장관은 소신껏 토해내곤 하였다. 이명박 각료들 중 가장 등뼈가 든든한 각료이다. 앞으로도 꼿꼿이 서서 일국의 각료답게 바른 소신을 굽히지 말기 바란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