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자 미국의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가슴 뭉클한 스토리를 실었다. 한 여성 군인이 세 살과 한 살 짜리 두 어린 자식을 떼어 놓고 아프가니스탄 전쟁터로 떠나는 작별인사 장면이 이었다. 미국의 타마라 설리반 상사는 ‘포트 드럼’ 기지에서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자식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다.

그녀는 세 살 난 딸에게 “엄마는 아프가니스탄이라고 하는 땅으로 곧 떠난다”며 목이 메어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어 그녀는 남편에게 몇 가지를 당부하였다. 자식들의 최근 사진들과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을 우편으로 부쳐 달라며 울었다. 그녀가 어린 자식들의 장난감을 우송해 달라고 한 것은 어린 것들의 손때가 묻은 장난감을 보고 싶고 만져보고 싶어서였다.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힌 뒤 다시 남편에게 전화를 걸면서 말을 잇지 못한채 그냥 눈물만 흘렸다. 사지(死地)로 떠나면서 어린 자식들과 남편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솟구친 까닭이다. 그녀가 떠난 다음 달 아프간에선 미군 65명이 전사하였다.

오늘도 미국에서는 설리반 상사와 같은 군인들이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등 전쟁지역으로 떠나며 눈물짓는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은 설리반 같은 장병을 하루도 빠짐없이 전 세계 전쟁 또는 분쟁 지역으로 보내 그들의 생명을 바쳐야 하였다.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걸프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외에도 세계 6대주 분쟁지역의 불길 속으로 미군들을 들여보냈고, 그들은 거기서 전사, 영영 귀환하지 못하였다. 한국 전쟁에서는 비전투 사망까지 합쳐 5만 명, 베트남 전쟁 6만 명, 걸프 전쟁 400명, 아프가니스탄 전쟁 1000명, 이라크 전쟁 44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치러야하는 대가는 미국인의 생명만이 아니다. 보통 국가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군사비를 부담해야 한다. 스웨덴의 한 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연간 군비지출은 천문학적이다. 2009년 6610억 달러로서 전 세계 1조5310억 달러의 43%나 된다. 한국은 241억 달러에 그쳤다. 미국은 세계 경제 총생산의 26%를 담당한다.

초강대국으로서 치러야 할 대가는 또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관리들은 전 세계에 결쳐 벌어지는 테러 공격, 정치 분쟁, 사건 사고, 등을 처리하기 위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동안 밤낮없이 움직여야 한다. 국가 안보관련 장관들이나 관계요원들은 새벽에 출근하여 저녁 11시 경이나 되어서야 퇴근한다. 그들은 불면과 두통에 항상 시달린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세계 최강의 자리에서 물러나 뒤로 숨는다면, 그것도 큰 문제다. 어느 나라도 미국 처럼 솔선해서 세계 평화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적으로 나설 국가는 없다. 근년 국제무대를 휘 젖고 다니는 중국이 대신 미국의 위치로 올라선다면, 중화사상에 젖은 중국은 주변국들을 얕잡아보며 깔아뭉갤게 분명하다. 중국에 진출해 12년간 기업 활동을 벌여온 우리나라의 중견 기업인 장형근 사장은 중국이 세계를 지배할 만큼 공명정대하지 못하고 합리적이지 못하며 정의로운데도 없다고 했다. 중국인들은 한국인들을 우습게 여긴다고도 하였다. 그래서 중국은 초강대국 자리를 떠맡을 준비도 되어있지 않고 전 세계를 공평하게 관리할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되어 있지도 못하다고 적시하였다.

미국 군인들은 오늘도 설리반 상사와 같이 사랑하는 부모·남편·자식들과 눈물로 작별하고 사지로 들어가 미국의 자유체제와 세계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건다. 미국인들에게는 하루도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세계 최강대국이 치러야 할 대가라면 너무 가혹하다. 그러나 그들의 눈물과 희생 대가로 21세기 국제사회는 불안한 가운데서도 평화와 번영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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