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순 전 벤처기업협회 회장이 ‘터보테크 7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지난달 29일 장 회장은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 잘못에 대해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법적 책임을 포함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터보테크 분식회계 혐의를 시인했다. 장 회장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터보테크가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구주를 팔지 않고 대출만으로 유상증자를 했다가 이후 주가폭락으로 회사의 부담이 커지면서 분식회계를 했다는 것. 또한 그는 “IMF 당시 받은 앤젤투자가 이후 차입으로 바뀌면서 부실이 누적되는 등 제 경영판단의 잘못으로 부실이 생겼다”며 “이를 해결하려고 그간 부단히 애썼지만 다 해결하지 못하고 이 상태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장 회장은 “이번 사태는 나 개인의 잘못일 뿐, 다른 벤처기업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영업수지도 10억원 흑자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권이 도와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벤처기업협회장을 지내는 등 남다른 행보를 걸어온 장 회장은 결국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 대표이사직과 개인지분 등을 내놓겠다”고 밝힌 상태. 이에 따라 장 회장은 “지난달 28일 자회사 넥스트인스트루먼트 지분을 이노츠에 매각해 마련한 127억원 전액을 회사 채무변제에 쓰겠다”고 다짐했다. 또 대표이사직을 물러나고 개인 주식 등 재산을 회사 정상화를 위해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700억원대 분식회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터보테크는 지난 6월 말 현재 분식자산 700억원을 제외한 총 자산이 1,200억원, 부채가 59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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