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60) 외교통상부 제1차관이 ‘외교관의 꽃’으로 불리는 주미대사에 내정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 ‘x파일’사건으로 사의를 표명한 홍석현 전 주미대사 후임으로 이 차관을 내정했다고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이 발표했다. 이번 신임 주미대사 발탁은 지난 94년 당시 박건우 외교부 차관이 주미대사로 발탁된 후 처음으로, 직업외교관 출신으로서는 10년 만의 주미대사 발탁이란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1973년 외무고시 7기로 외무부에 들어온 이 대사 내정자는 2002년 차관보로 임명된 이후 2003년 주영대사, 2005년 1월 차관, 그리고 9개월만인 이 날 장관급 자리인 주미대사로 승진하는 등 고속승진을 해왔다.

그는 1998년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무차장을 역임하면서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뤄 주목을 받았다. 또 주오스트리아 참사관, 참여정부 기간에 차관보와 차관을 지내면서 국제관계에 대한 시각도 넓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정자의 발탁은 최근 급속도로 변화된 한미관계 관리 차원에서 실무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내정자는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정식 임명장을 받은 뒤 내달 중 미국 워싱턴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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