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 연인’ 심은하가 결혼을 한다. 결혼 상대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인 지상욱(39)씨. 심은하는 지난 2000년 영화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연예계를 공식 은퇴했지만, 그동안 컴백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매우 높았다. 심은하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흘러나오던 ‘결혼설’과 ‘복귀설’ 중 ‘결혼설의 실체’가 먼저 베일을 벗었다. 2000년 연예계 공식활동을 접고 은막의 뒤편으로 사라진지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대중의 관심사였다. 그런 그가 예비신부로 돌아왔다. 1972년 9월 23일. 경기도 용인에서 3녀 중 장녀로 태어난 심은하는 대왕초등학교, 창곡여자중학교, 성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3년 MBC 탤런트 공채 22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165cm에 45kg의 오목조목하고 단아한 이목구비를 가진 심은하는 누가 봐도 한국적 미인의 전형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약간은 가녀린 듯한 그녀의 모습은 남성팬의 보호본능을 자극했다.

청초하고 단아한 ‘심은하’

심은하가 본격적인 연기자로서 신고식을 치른 것은 지난 93년 청춘 드라마 ‘마지막 승부’였다. 청초하면서도 한국적인 단아함이 느껴지는 심은하가 극중에서도 청순하고 가녀린 ‘다슬’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면서 시청자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던 것이다. 이를 통해 그는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녀는 한창 주가를 올릴 무렵 동거설 등 악성루머가 터져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94년 납량 심령 드라마 ‘M’을 통해 색다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면서 본인 스스로 악성루머를 잠재우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후 ‘아름다운 날들’ ‘숙희’ ‘백야 3.98’ 등의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으며 연기인생의 탄탄대로를 달린다.

심은하의 연기가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고 평가받은 작품은 바로 ‘청춘의 덫’. 인기 드라마 작가인 김수현씨의 작품인 이 드라마에서 심은하는 절제와 카리스마 넘치는 완성된 연기를 보여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런 그의 연기력을 입증이라도 해주려는 듯 심은하는 연기생활 7년 동안 수없이 많은 상을 받았다. 제30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상(94), 대종상 신인여우상(95), MBC 여자 연기자 신인상(95), 춘사영화제 여우주연상(98), 제1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인기스타상(98), 제18회 영평상 여우주연상(98), 제34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우주연상(98),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99), SBS 연기대상 빅스타상(2000), 제37회 대종상 영화제 인기상(2000), 제38회 대종상영화제, 네티즌이 뽑은 인기상(2001) 등 굵직한 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것이다.

‘심은하 모셔가기’ 열풍

80년대를 풍미한 장미희-유지인 등이 사라진 뒤 한동안 빅스타 기근에 시달리던 연예계는 청순한 외모에 사랑스럽고 맑은 모습을 지닌 심은하의 출현으로 흥분했다. 드라마, 영화, CF계에선 ‘심은하 모셔가기’ 경쟁까지 벌어졌다. 심은하를 기억하는 충무로 관계자들은 “심은하의 등장은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던 영화계에 ‘단비’같은 존재였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심은하는 스크린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는 95년 ‘아찌아빠’를 시작으로 본투킬(96), 8월의 크리스마스(98), 미술관 옆 동물원(98), 이재수의 난(99), 텔미썸싱(99), 인터뷰(2000) 등 총 7편의 영화에 출연,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선보이며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줬다.

영화 속에서 심은하와 찰떡 호흡을 맞췄던 상대 파트너는 최민수, 정우성, 한석규, 이성재, 이정재 등 카리스마를 지닌 개성파 배우들이었다. 그렇다면 심은하의 결혼 상대인 지씨는 어떤 사람일까. 심은하는 예비신랑 지씨에 대해 “중요한 순간마다 나를 이끌어주는 능력있는 모습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어떤 부분에서는 배우 최민수의 강한 카리스마를 닮은 듯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자상하고 섬세하게 챙겨주는 한석규와 같은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와 드라마를 거치며 그녀만의 독특한 아우라(aura)를 남겼던 심은하가 2000년 전격 은퇴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유가 분분하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당시에도 심은하는 연기보다 결혼을 더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혼을 통해 여자로서의 행복을 절실히 원했다는 것이 지인들의 전언이다. 당시 연예계 안팎에서는 “연기력과 미모, 카리스마 등 톱스타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심은하가 절정기에 은퇴한 것은 연예계의 엄청난 손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추측들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심은하는 2001년 모 재벌가 회장과 결혼한다는 소문을 퍼트리면서 톱스타의 결혼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결혼설은 곧 파경설로 끝을 맺었다. 이 때 심은하는 계속되는 언론 공세에 상당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이 일을 계기로 ‘연예계 복귀 불가’ 입장만 더욱 강경하게 밝혔다.

“팬들은 심은하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심은하는 팬들 곁을 떠났지만, 팬들은 그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그가 동양화를 배운다고 동호회 활동을 할 때도, 프랑스로 유학을 갈 때도, 그의 기사는 항상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5년이나 팬들의 마음을 외면한 채 철저히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았지만, 93년 데뷔 이후 7년 동안 그가 보여준 연기자로서의 매력은 여전히 팬들을 목마르게 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결혼발표는 ‘언제쯤 연예계로 복귀하려나’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서운함과 아쉬움을 남겨주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오랜만에 결혼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세상과 의사소통을 시도한 심은하는 “결혼을 통해 한 남자의 아내로서 아름다운 가정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히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연예계 복귀의 가능성을 일축해버렸기 때문이다. 팬들은 아쉽다. 하지만 그들은 심은하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박수를 쳐줄 것이다. 아직 본인의 입을 통해 ‘은퇴’를 확정짓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팬들은 아직 그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 예비신랑 지상욱씨는 어떤 사람? - 강한 듯 부드러운 카리스마 소유자

심은하의 낭군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심은하의 결혼 발표 이후 지상욱씨가 누구인지에 대한 검색이 심은하와 함께 각종 포털 사이트의 1, 2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팬들의 관심은 지씨를 향해 있다. 지씨는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토목공학과에서 공학 석사, 동경대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 건설관리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재원. 지금은 도쿄대 공학계 연구과 객원 연구원, 미국 스탠퍼드대학 후버연구소 명예교환교수, 연세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 연구원 등을 역임하고 있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게다가 심은하가 “따뜻하고 자상하며, 능력있는 모습으로 자신을 이끈다”고 밝힐 정도로 부드럽고 자상한 면모를 지녔으며, 또한 남성 웨이트트레이닝 비결을 소개한 책에 사례로 등장할 정도의 ‘몸짱’인 것으로 알려져 ‘지·덕·체’를 모두 갖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 지씨의 아버지는 튼실한 중견기업인 한성실업의 지성한 회장이다. 한성실업은 인천과 경북구미에 공장을 갖고 있는 자동차·전자부품 업체로 주로 플라스틱 부속품을 만들고 있으며 매출이 35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성한 회장은 정·재계에서 ‘마당발’로 불릴 정도로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으며, 특히 이회창 전 총재와 인연이 깊어 이회창 전 총재가 미국에 있을 당시 지씨가 이 전 총재를 보좌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씨가 앞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데, 당사자인 지씨는 전혀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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