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청테이프 처리와 관련, 여야는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지난 9일 여당은 특별법을, 야 4당은 특검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도청 정국’은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사안이 터질 때마다 여야는 정리된 입장과 달리 ‘쌩뚱맞은’ 언행을 일삼고 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0일 병원에 입원하자 ‘내용 공개’에 초점이 맞춰진 특별법 처리에 모아졌던 여당의 당력이 ‘DJ 달래기’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특검법을 발의한 야4당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뒤늦게 ‘위헌성’을 제기한 탓에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연합전선에 불온한 기운마저 감돈다. 특검법의 핵심 중 하나인 도청테이프 내용 공개가 ‘위헌요소’라는 것은 법안 발의 이전부터 제기됐던 바다. ‘중심’을 어디에 뒀는지 알길 없는 정치권의 오락가락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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