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간 한나라당 원내사령탑을 맡았던 강재섭 의원이 지난해 12월30일 전격 사퇴했다. 그의 사퇴 배경엔 열린우리당의 사학법 강행처리를 막지 못한데 대한 책임 성격이 강하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로 연말 국회가 마무리됨에 따라 원내대표직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의원에게 사학법은 여전히 ‘사악한 법’이다. 그는 “적어도 몇 시간 몸싸움을 하다가 경호권을 발동해도 (그 때) 할 줄 알았는데, 결혼식장에 신랑 신부 입장하듯 국회의장이 경호원 데리고 와서 (본회의) 시작한지 몇 분 만에 통과시켜 버렸다”며 본회의 처리 당시를 회상했다. 주목할 대목은 그의 향후 행보다.

‘빅4’는 한나라당 차기 대권주자 빅3를 형성하고 있는 ‘박근혜-이명박-손학규’에 강 의원이 포함된 구도다. 강 의원은 일찌감치 여의도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그는 “당의 통합과 함께 국회도 가능하면 파행하지 않도록 양보하는 등 통합의 정치가 되도록 많이 노력했다”고 자평한 뒤 “앞으로 국민과 소비자 중심 정치를 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또 청와대를 겨냥 “계급장을 달고 당직자가 되면 속삭이는 말과 잔 글씨에 곧잘 현혹되는데 나도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면서 “적어도 리더가 되려면 잔 글씨, 돋보기에 현혹되지 말고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고 멀리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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