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환자 대부분 소금에 절인 음식 즐겨

위암은 증상이 모호한데다가 증상이 비슷한 병도 많아서 예사로 넘기기 쉽다. 위암환자 중에는 암이 상당히 진행되어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정도인데도 별 증상 없이 지내왔다는 사람도 있고 반면에 조기위암인데도 토혈(吐血)등 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위에 이상이 생기면 여러 가지 전신증상과 함께 그 위치에 따른 이상이 나타난다. 우선 음식물 통과 장애에 의한 증상으로 상복부통증, 복부팽만감, 구토 소화불량, 식욕감퇴 등을 들수 있다. 다음은 위암이 궤양을 형성한경우로 이때는 속쓰림, 신트림, 위출혈 등 위궤양(胃潰瘍)이나 위염(胃炎)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있게 된다. 이때 대개의 환자는 소화제나 제산제 따위를 복용하게 된다. 약을 먹었으나 증상이 일단 완화되거나 증상이 있었다 없었다 하게 되므로 환자는 더욱 가볍게 생각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생각을 안 하게 되고 이러는 사이에 암세포는 증식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의 위암은 발견 시 조기위암(早期胃癌)은 적고 진행 위암(進行胃癌)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암세포가 위벽의 점막과 점막하층까지만 침범한 것이 조기위암이며 근육층 아래까지 파고든 것이 진행위암이다.

조기위암은 예후가 극히 좋아 5년 생존율이 95%나 되며 특히 점막층까지만 있는 경우는 100%가 된다. 그러나 진행위암에서는 5년 생존율이 50%이하로 크게 떨어지며 장막(漿膜)층까지 침범되면 25%, 수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면 거의 2~3년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서울대학병원의 집계에 의하면 1970년~1985년 사이에 위암으로 입원한 환자 중 약 10%만이 조기위암이었다. 일본은 국가사업으로 위암검진을 집단으로 실시하므로 조기위암 발견율이 약 30%이다.


진단과 치료

위암은 조기발견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위암을 증상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한 두 번의 치료를 해도 재발하는 위질환이 있을 때는 물론 건강인이라도 1년에 한번은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위암의 진단에는 위엑스레이검사나 위내시경검사와 함께 확진을 위한 조직검사가 있다. 진단에 가장 많이 쓰이는 위내시경(胃內視鏡)은 아주 작은 암까지도 찾아낼 수 있는데 시술자의 경험과 정성에 따라 정확도도 90~98% 정도로 높으며 수련된 의사라면 약 5분정도에 끝낼 수 있다.

위암의 치료는 근치적 위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서울대학병원의 경우 수술사망률은 선진국수준인 0.3%에 불과하다. 그러나 진단당시 이미 심한 전이(轉移)로 인해 수술을 할 수 없거나 개복수술을 해도 너무 암세포가 퍼져있어 완전한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위암이나 재발위암에 대한 치료법 또는 재발방지를 위한 보조요법으로는 증상개선과 함께 어느 정도의 생존기간 연장은 가능해졌으나 새로운 항암제개발이 시급한 과제이다. 이밖에 최근 국내에서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고주파를 이용하는 온열요법과 수술 후 개복된 상태에서 방사선을 직접 쐬는 술중방사선(術中放射線)요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식생활과 위암

세계보건기구(W H O)의 자료에 따르면 위암은 일본, 한국 등 아세아 국가와 동유럽, 중앙아메리카, 아이슬란드 등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국민들의 식생활의 공통점은 소금에 절여서 말린 생선, 연기에 훈제한 생선, 소금에 절인 채소, 짜고 매운 음식을 섭취하고 비타민C의 함유가 많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적게 먹는 식생활습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암발생과 식생활습관과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미국암연구소, 하와이대, 일본동북아대가 공동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2세나 3세의 위암발생률은 일본 본토사람보다 현저하게 낮고 미국인과 매우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식품은 건어물, 간장, 소금에 절인 생선, 단무지, 청주 등이다.

이처럼 식생활에 따라 위암의 발생률이 달라진다는 것은 음식물 중의 어떤 요인이 위암을 촉진시킨다는 의미가 된다. 위암발생의 제일 큰 요인은 소금에 절인 짠 음식을 상식(常食)한다는 점이다. 소금에 절인 음식은 위벽을 자극하고, 이 자극이 반복되면 위세포가 암세포화 되는데, 이는 동물실험에서도 입증된 것이다. 염분비율이 6%미만의 경우에는 발암률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6%이상의 짠 염분비율일 경우에는 발암률 상승을 나타냈다. 실험용 동물에 짠 음식을 1~2년 계속해 먹이면 위암이 많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매운 음식이 발암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에서 밝혀졌다. 매운 성분이나 짠 음식이 위암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음식물 속에 미량이나마 포함, 섭취된 발암물질이 암을 일으키는데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즉 짜고 매운 음식이 만성적으로 위의 점막을 자극하여 위궤양을 유발하게 되고 이 같은 상태가 지속 될 경우 인공음식물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발암물질이 쉽게 암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해 준다.

과학자들은 동물실험으로 생선이나 육류를 훈제하거나 숯불 같은데 직접 구울 때 탄 부분에는 벤조피렌 등의 방향족 탄산수소가 생성되어 이들 발암물질이 위암 등 각종 장기에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고기를 훈제 또는 소금에 절여서 가공할 경우 질산염이나 아질산염이 생기고 이 물질이 위 또는 장내에 있는 세균의 작용이나 화학 반응으로 강력한 발암물질로 밝혀진 니트로소 화합물로 변하게 된다.

최근 일본 [사이타마]의과대학의 야노(失野一行) 교수는 위암발생의 위험이 높은 가공어류나 절임채소 등을 먹더라도 신선한 야채와 함께 먹거나 식사 후 우유를 마시면 음식물 소화과정에 생긴 발암물질이 독성을 잃는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따라서 위암의 위험요인이 되는 것을 가능한 한 줄이고 야채, 과일, 우유 등을 항시 충분히 섭취하는 식생활을 영위하면 위암의 예방도 가능하다.

위암의 초기증상은 위염이나 위궤양과 똑같은 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가볍게 넘겨버리기 쉽다. 일반적으로 ▲위주변이 약간 아프거나 ▲공복시 또는 식후에 통증을 느끼고 구토증을 느끼거나 ▲토혈과 하혈이 있고, 위암으로 위액 분비가 나빠져서 혈액의 철분을 잃게 되어 빈혈을 가져오거나 ▲소화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체중감소를 볼 수 있다.


#Q&A “위암의 전암상태란?

위궤양이 위염이 되는가?
-위암이 진행되면 주위에 궤양이 생기지만 궤양이 암으로 변하는 예는 극히 적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다.

만성위염은 위암의 모체인가?
-위에 염증이 생기면 상피가 상한곳에 새로운 세포가 생기고 전혀 별개의 세포가 생기기도 하여 암의 모체가 된다는 설이 유력하다.

위 polyp(용종)과의 관계는?
-위점막 상피에 발생한 병변으로서의 혹이다. 위점막 상피와 다른 세포를 갖는 형도 있다는 의미에서 대형화된 polyp은 위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혀져 있다.

[유성일 기자] n74714@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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