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선근증

갑작스럽게 늘어난 생리 양이  빈혈, 어지러움, 피곤함 등의 증상으로 이어져 산부인과를 찾는 경우가 있다. 생리량이 늘어난 여성이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평소처럼 학업에 집중하거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없어 곤란을 겪는 경우가 늘어난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전신 무력감이나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생각보다 여성환자 비율이 높은 월경과다와 이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인 자궁선근증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고 진단과 치료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겠다.

자궁의 가장 안쪽에 있는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다가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내막이 허물어져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것이 생리혈이며 약 30mL 정도가 정상수치다.

월경과다의 경우 많은 혈액이 소실되어 몸 안의 철분 수치를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빈혈로 이어지는 확률을 높인다. 그런데 산부인과 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증상인 빈혈에 대한 치료를 위해 철분제나 기타 보조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궁선근증으로 인한 빈혈을 철분제 보충으로만 처방한다면    오히려 더 많은 양의 출혈이 발생해 증상은 서서히 악화시킨다.

월경과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자궁질환은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이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양성종양 중 가장 흔하며 자궁의 근육층에 발생한다.

보통 여성 환자들은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을 같은 질환으로 알고 계시거나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엄밀히 다른 질환이며 자궁선근증은 자궁 내막의 조직들이 자궁 근육내부로  들어와 자라면서 매달 호르몬의 작용으로 증식하여 자궁을 지속적으로 손상시키고 월경과다를 악화시키는 질환이다.

자궁 내벽으로 파고들어 온 내막의 조직들은 자신이 자리 잡은 곳에 연결되는 혈관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고 이를 유지해서 크기를 부풀리게 된다.

그 결과 자궁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월경과다, 월경통, 하복부 팽만감 및 통증, 심지어 배뇨와 배변 장애까지 일으키게 된다.

또한 가임기의 여성에게 자궁선근증이 생긴 경우에는 자궁내막의 상태가 비정상적으로 유지되므로 수정이 된 후에도 정상적인 착상이 잘되지 않아 난임의 고충을 겪게 되거나 임신을 하더라도 임신 초기 유산과 출혈 및 조산의 위험성이 높아지며 출산 시에도 과도한 출혈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임신 전 산부인과 검진으로 자궁의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생리량이 평소보다 늘면 이를 이상현상이라고 여기지 않고 평소보다 많은 양이라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편함에 익숙해진 생활 습관이 자신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여기에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하지 않아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자궁선근증의 경우 자궁 근종과 마찬가지로 산부인과에서 시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초음파검사로 진단할 수 있으므로 평소 월경량이 갑작이 늘거나 일정하지 않으면  산부인과를 방문해 즉각적으로 검사해 봐야 한다.

자궁선근증은 다양한 약물 및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수술적인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환자의 경우 약물을 복용해 생리량을 조절하거나 , 자궁 내 삽입 장치 시술이 가능하다.

시술 요법에 해당하는 미레나는 자궁내막이 증식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매일 일정량의 호르몬이 분비되는 방식으로 생리혈을 조절한다.

월경량을 줄이고 생리 주기를 조절해 피임 효과를 보면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미레나로 증상조절이 되다가도 선근증이 더 진행되어 다시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미레나가 빠지는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복강경으로 자궁선근증이 심한 부위를 부분적으로 절제하는 부분 절제 수술과 전체 자궁을 수술하는 전자궁 제거 수술이 있다.

정상적인 주기에 생리를 하더라도 생리양이 일정하게 유지 되지 않으면 자궁 건강에는 물론 전신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리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건강 체크를 하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조기에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받으시길 권장한다.

[ 윤호 병원 산부인과 이선옥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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