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미국 일본에 수입의존도 높은 대표 품목 업체들 전전긍긍
- 문재인 대통령 “특정국 수입의존도 높은 품목 관리체계 구축

 

주요 원자재 국가별 수입의존도(제공 한국무역협회)
주요 원자재 국가별 수입의존도(제공 한국무역협회)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요소수 대란이 이어지면서 중국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취급하는 또 다른 물품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같은 일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도 요소수  수급난을 계기로 핵심 관리 품목이 아닌 범용 수입 품목도 공급망 리스크가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 수입의존도 높은 원자재는?

한국이 수입하는 품목 10개 중 3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80%를 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절반가량은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요서울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제출 받아 발표한 자료를 분석해 보니 올해 1월부터 9월 기준 국제 품목분류 코드(HS코드 6자리) 기준 수입품 1만2586개 중 31.3%에 해당하는 3941개가 특정 국가 의존도 80%를 넘었다. 이 중 중국의 품목 수는 1850개로 약 47%를 차지했다. 이어서 미국 503개, 일본 438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對중국 수입액은 올해 1~9월 기준 2억2157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차체, 차량용 시트 프레임, 항공기 등 부품 경량화 작업에 필요한 알루미늄 합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원료인 마그네슘잉곳의 경우는 100%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마그네슘잉곳은 최근 전력난으로 중국 정부가 생산을 통제하면서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그 외 의료기기 및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산화 텅스텐은 94.7%(5675억 달러), 전자제품의 경량화에 활용되는 네오디뮴 영구자석 86.2%(1억8675만 달러),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은 83.5%(6억6370만 달러)의 對중국 의존도를 나타냈다.

미국에서 들여오는 에너지 원자재 수입의존도도 높게 나타났다. 운송, 난방, 발전 등에 사용되고 있는 LPG 연료의 對미 수입의존도는 93% 이상으로 올해 1~9월 기준 프로판과 부탄이 각각 93.4%, 93.3%로 나타났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반도체 제조의 3대 핵심 품목인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여전히 높은 對일 수입의존도를 보였다. 포토레지스트는 81.2%,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93.1%로 나타났다. 불화수소는 2020년 12.9%에서 올해 1~9월 기준 13.2%로 소폭 상승했다.

결국 우리나라는 필수 원자재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수입처가 막히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주요 원자재와 소재, 부품 등에 대한 공급망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국산화와 재고 확보,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게 절실하다.

- 정부, 수입품 공급망 전반 조사 착수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내부적으로 범용 수입 품목에 대한 전반적인 공급망 점검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48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문제를 더욱 광범위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특정 국가의 수입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고 면밀한 관리체계를 구축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병목현상 등으로 인한 물가 불안 요인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은 5%대, 중국은 10%대, 유로존은 4%대까지 오르는 등 체계적으로 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올해 2% 초반대에서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공공요금 동결,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에 이어 이번 주부터는 유류세를 20% 인하한다”라며 “물가 안정이 민생 안정의 첫걸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부처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뉴시스]

김부겸 국무총리도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 임시국무회의에서 "다른 주요 원자재 가운데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품목은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모든 부처가 협력해 공급망 전반을 자세히 점검하고 근본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한무경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특정 국가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은 공급망 다변화나 국산화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