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차신경통]
삼차신경통 관련 발병률·이환율 역학적 자료 제한적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은아니지만 계속되는 통증은 심신을 쇠약하게 만들어 삶의 질과 생활수준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러한 질병 중에 하나가 삼차신경통이다. 삼차신경통 환자는 머리를 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말하기, 미소 짓기, 씹기, 면도 및 삼키기 등과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극심한 통증을 경험하기 때문에, 위생 상태의 저하, 체중감소 및 우울증 등을 겪게 된다.

삼차신경은 제5번 뇌신경으로, 지각과 운동이 포함된 혼합신경이며, 주기능은 얼굴로부터의 감각을 전달하며 일부는 저작근을 지배한다. 삼차신경은 가는 운동지와 굵은 지각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각지는 두 개를 나오는 곳에서 3개의 가지로 나누어진다. 제 1지는 안신경(ophthalmic nerve)으로 그 분포는 비첨(鼻尖)에서 상안검(上眼瞼), 전액(前額), 두항부(頭項部)에 이르고, 제 2지는 상악신경으로 그 분포는 상순(上脣)에서 비(鼻) 외측으로 하안검(下眼瞼), 액부(額部), 전측두부(前側頭部)에 이르고, 제 3지는 하악신경(mandibular nerve)으로 그 분포는 하악부(下顎部), 이부(耳部), 측두부(側頭部)에 이른다.

삼차신경통(trigeminal neuralgia)은 삼차신경의 분포구역인 전안(前顔), 이하부(耳下部), 비(鼻), 구각부(口角部)에 발생하는 동통으로, 날카롭고 격심한 통증이 발작적,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지속적으로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폭발하는 듯한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 동안 이어지며 또한 그 통증의 강도가 크고 높아 “통증의 왕”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삼차신경통에 의한 통증은 날카로운 송곳이나 칼로 찌르는 듯한 양상으로 강한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갑자기 나타나서 수 초 정도 아주 짧게 지속되는 특징을 보인다. 통증은 비교적 정형화되어 나타나 같은 양상으로 반복되며 침범된 삼차신경 분지의 지배영역에 국한되어 편측으로 나타난다. 또한 ‘무통기’가 있어 발작적인 통증이 지나면 통증이 없는 무통기가 찾아온다.

그리고 가벼운 접촉에 의하여 통증이 유발되어 삼차신경이 분포하는 부위에 통증 유발 자극에 의하여 통증이 발생한다. 대부분 삼차신경 제 2지와 제 3지의 단독 또는 제 2지, 제 3지 모두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93%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제 1지의 분포 부위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7%라 보고된 바 있다.

삼차신경통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며, 50세 이상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삼차신경통과 관련된 이환율에 관한 역학적 자료는 드물거나 제한적이다. 역학자료에서 얻을 수 있는 자료를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진단된 삼차신경통의 발병률은 미국 미네소타 주, 로체스터의 경우 10만 명당 4.3건, 네덜란드의 경우 10만 명당 약 28.9건으로 다양하다. 18세에서 65세 사이의 삼차신경통의 전체 평생 유병률은 노르웨이의 0.1%에서 독일의 0.3%까지 다양하게 보고되었다. 호발연령은 50대 이후이며,. 남녀비는 1:1.5로 여자에서 많다. 우리 나라에서 삼차신경통에 대한 역학연구는 다소 부족한 상태이다.

삼차신경통은 혈관에 의한 삼차신경의 압박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드물게 소뇌교각부 종양, 뇌경색, 동정맥 기형 등이나 다발성경화증 환자에서 이차적으로 삼차신경통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므로 감결진단을 위하여 CT나 MRI검사가 필요하다.

삼차신경통의 진단 기준은 첫째 갑작스러운 안면부편측의 순간적인 심한 전기 쇼크와 같은 통증이 하나 이상의 삼차신경지배 영역으로 발생하고, 둘째 세수·면도·대화·양치질·흡연·식사 등의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자극에 의하여 통증이 유발되거나 자발적 통증을 보이며, 셋째 통증 발작 및 종류가 갑작스럽고, 넷째 다양한 무통기간을 갖는 경우로 한다.

삼차 신경통의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 약물주사를 이용한 신경차단 요법 및 수술요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약물요법은 진통제, 항경련제, 근이완제 등을 사용하며, 대개 항경련제carbamazepine(Tegretol)으로 내과적 치료를 시작하고, dilantin은 나중에 Tegretol의 최대용량 사용에도 실패할 경우에 사용한다. Tegretol의 부작용은 어지러움, 휘청거림, 구역, 구토 등이나 골수기능을 억제하여 재생불량성 빈혈을 일으키거나 신장 손상을 야기하여 장기간의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차단술은 신경근 또는 신경소근, 신경절 및 말초신경에 적용되고 있다. 삼차신경통의 진단 또는 일시적 제통을 위하여 국소마취제를 사용한 신경차단술이 시행되며 장기적 제통을 위한 방법에는 삼차신경소근의 고주파 열 응고술, 경피적 미세압박술, 글리세롤 주사 등이 있는데 이들은 각기 장단점을 갖고 있다. 고주파 열 응고술은 시술 중 통증이 심하고 신경을 정확하게 찾는 것이 쉽지 않으며 각막의 무감각이 초래될 수 있어 삼차신경 제 1지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글리세롤 주사는 재발율이 높고 부작용이 적지 않아 점차 그 사용을 피하는 추세이다. 경피적 미세압박술은 삼차신경절의 압박시간을 조절한 이후 비교적 부작용이 적어졌지만 일시적인 복시, 저작근약화 등의 문제가 있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요구된다.

한의학에서는 삼차신경통은 두통(頭痛), 면통(面痛), 편두통(偏頭痛) 등의 번주에 속하는데 톡히 면통(面痛)에 해당되며, 한의학에서는 통증의 원인에 대해 풍한습(風寒濕) 삼부에 의한 경락기혈(經絡氣血)의 운행저체(運行阻滯), 불통즉통(不通則痛)으로 보고 있으며, 치법에는 이기거풍(理氣祛風) 활혈통락(活血通絡)등의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침술치료는 면부(面部)가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에 속하므로 합곡(合谷), 내정(內庭)을 위주로 하고, 통증 부위에 따라 안면부의 혈을 선정한다고 하였다.

삼차신경통은 직접적으로 생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나, 갑작스런 극심한 통증으로 인하여 환자의 일상생활에서 상당한 불편감을 가져오며, 장기간 지속될 경우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비교적 신속한 통증관리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그래서 한의학과 양의학의 협조치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확실한 치료법이 개발되길 바란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