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요동...대개 전쟁 경제에도 '영향'  

[팩트요약]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 영국 싱크탱크 국립경제사회연구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스의 47%, 원유의 25%를 러시아에서 공급받는 유로지역의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인 3.8%에서 1.1%포인트로 떨어지는 등 세계적으로 물가상승과 인플레이션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해당 연구소의 분석이다. 이는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대한 제재가 취해지거나 러시아가 서구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할 경우를 전제한 추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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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경영연구소의 추정에 따라 올해 전 세계GDP(국내총생산)가 100조 달러라고 가정할 때 그 1%인 1조 달러, 원화로 약 1200조 원이 증발하는 셈이다. 

아울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증발하는 화폐의 단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본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 할 때 한화로 1200조 원이 증발한다는 보고서의 실체를 따라가 본다. 

[검증내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겼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으로 병목현상을 보이던 글로벌 공급망은 러시아 제재 이후 교란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석유파동을 불러온 제4차 중동전쟁과 비슷한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난 3일(현지시각) 브랜드유는 배럴당 110.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20일 배럴당 71.52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50% 넘게 오른 것이다. 같은 날 두바이유는 배럴당 106.58달러,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107.67달러를 기록했다.

원유뿐만이 아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네온·크립톤 등 주요산업 공정에 사용되는 희귀가스, 납사 등을 공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비옥한 흑토지대를 기반으로 밀, 옥수수 등 대량의 곡물을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러시아 간 직접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현지 진출한 기업들이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러시아에 수출한 금액의 42%가 바로 자동차다. 한국 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지전 충돌 시 10%가량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러시아 내수 판매가 29%까지 감소한다고 예상했다. 

반도체의 경우 수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국이 제3 국에서 미국 기술을 이용해 생산된 반도체의 러시아 수출을 막으면 국내 반도체 시장도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전쟁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는 과거에도 찾아볼 수 있다. 
머니투데이는 걸프전에서는 미국 경제성장률은 ▲1988년 4.2% ▲1989년 3.5% ▲1990년 2분기 0.9%로 낮아지며 경기가 둔화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러한 경향은 전쟁 발발 이후(1990년 8월) 증폭됐다. 미국은 1990년 3분기부터 연속 3분기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쟁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음에도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경제 실패로 재선에 성공하지 못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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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에 최악의 영향을 준 대표적인 전쟁이 1973년 10월 발발한 제4차 중동전쟁이다. 당시 중동국가들은 전쟁 패배 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이스라엘 지원 때문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국제유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제1차 석유파동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국제유가는 1973년 초 배럴당 2.59달러에서 1974년 초 11.65달러로 올랐다.

그렇다고 전쟁이 항상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전쟁의 경우 전쟁에 개입하기 시작한 1961년 무렵 미국 경기는 저점을 찍고 회복기로 접어들고 있었다. 전쟁기간 동안 미국 연평균 성장률은 4.4%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1960년 5.4%에서 전쟁기간 평균 4.5%로 1%포인트 낮아졌다. 전쟁에도 경기 회복세가 유지된 것이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도 같은 시기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참전 1년 전인 1963년 한국의 성장률은 9%를 기록했으나 1966년에는 12%를 기록했다. 한국은 1964년부터 1966년까지 2년에 걸쳐 베트남에 파병했다. 해당 기간 평균 성장률은 9.6%다.

[검증자료]

-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 보고서, 영국 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
- 신용평가사 '피치' 보고서
- 머니투데이, SBS비즈 기사 인용

[검증결과]

신용평가사 피치는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한 세계 에너지 가격 쇼크로 위험이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근원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확산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은 금리를 빨리 올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때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핌코 공동창업자는 지난 3일 CNBC와 인터뷰에서 "세계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환경에 갇히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자신은 적극 주식을 매수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문제를 예측했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지난달 17일 러시아의 침공을 가정해 "강력한 스태그플레이션 바람이 세계 경제에 불어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을 감안하면  올해 1200조 원 증발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SBS비즈를 통해 " 한국이 세계 무역의존도 2위 정도로 한국은 수출과 수입으로 먹고사는데 물류가 막히고 이동이 작아지고 한국의 모든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한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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